어제 하루, 하루 종일 외출하느라 몸이 지친 상태였다.
새벽에 늦게 잔 데다 아가가 깨어 단잠이 참 고픈 날.
자도 자도 더 자고 싶은 주말이지만 어지러운 집안을 보니 어쩔 수 없는 화가 밀려왔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집이 안 치워지네, 나는 꼭 이 집에 사는 하녀 같아"
남편도 틈틈이 치워줄 때가 있지만 나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니 마음 한편에서 불만이 쌓였다.
게다가 집도 치우지 않고 어머님께 곧 가겠다고 전화 연락하는 남편의 목소리를 들으니 너무너무 미웠다.
서둘러가겠다는 남편을 다독여 수건 몇 개를 접어달라 부탁하고 함께 길을 나섰다.
10분 거리에 사는 어머님 댁이지만 아기가 울면 5분이 1 시간 같은 효과를 낸다.
우는 아기를 앞좌석 거울로 보며 율동을 시작한다.
"주룩주룩주룩 비가 오는데 어디 가세요? 나는 할머니 집 갑니다"
"올라간 머리, 내려온 머리 도깨비 뿔!"
노래를 한창 부르며 오랜 교사 생활로 익숙한 손동작도 보여준다.
아가에게도 익숙한 노래와 율동을 보여주니 울음 뚝, 금세 환한 얼굴을 보여준다.
덕분에 나도 뿔난 마음을 뒤로한 채 어머님 댁에 갈 수 있었다.
노래하는 나, 손을 움직여 율동하는 나,
엄마로서의 나, 선생님 같은 나, 화내고 짜증 내는 나, 남편의 아내
그 어느 것 하나 내 모습 아닌 것이 없다.
오늘도 선택한다.
짜증을 낼 것인가. 화를 낼 것인가.
웃을 것인가.
수많은 모습 중에 나를 나답게 하는 그 모습 하나를 발견하고 마음의 평정을 찾는다.
#나를 나답게 하는 것 #육아
#비오는날은주룩주룩노래부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