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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곰 Oct 07. 2020

뚜벅이가 좋은 시절도 있었는데...

30대 아줌마 장롱면허 탈출 시도

장롱 면허를 탈출할 수 있는 기회는 꽤나 많았다.


직장이 먼 거리에 있어 나를 제외한 많은 사람이  차를 몰고 다녔고 집에 놀고 있는 차가 있으니 연수만 받으면 할 수 있었다.

다만, 거리에 폭주하는 차들이 무서웠고 버스나 택시가 안전하다는 무지한 신념이 30대 아줌마가 되고서야 장롱 탈출을 원하게 되었다.


아기가 태어나니 남편이 없으면 근거리에 있는 친정집에 가는 것도 고민하게 되며 친구를  만나는 것도 제약이 있다.

게다가, 코로나 사태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혼자 버스에 타서도 마스크를 하고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려 갑갑한데 하물며 돌쟁이 아가와 있는 것이 쉬울까.


그래서, 드디어 운전연수를 받기로 결심했다.

매년 납부해야  하는 보험료와 차량 관련 지출 비용은 엄마 된 나의 자유 값이라 생각했다.


연수 첫날, 차와 관련해 무지한 사람이 된 나는 간단한 차량 상식을 듣고 익히기 급급했다.

여자 강사님이 덤덤히 알려주시긴 했지만 휴식시간이 되자 얼른 자리를 뜨는데서 힘드셨구나 생각했다.


왜 이제야 하는 걸까 싶다가도 이제라도 배워서 다행이다, 싶다가도 공간감각이 급격히 떨어진 거라 스스로에게 위안을 삼아 본다.


운전연수, 기본 1시간에 25000원!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하고도 기분이 나쁜 건 나의 무지함 이리라!


강사님의 불친절함도 나의 무지함과 빠르게 익히지 못함이리라!


하루 10분, 일주일에 몇 번이라도 연습하며 나의 거북이 같은 실력이 탈출하길 바라본다.

2주, 한 달, 1년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당당하게 운전하고 있을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고단함을 견뎌보고자 한다.


- 아직은 브레이크와 엑셀 밟는 것도 헷갈리고 주차 공식도 모르겠고 거리의 무법자가 될 거 같아 떨리기만 합니다.

익히고 연습하기! 오늘 밤 남편 차라도 슬슬 끌어보던가 아기 자동차 운전대라도 만져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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