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얀곰 Dec 21. 2020

엄마 아닌 여자사람으로 직장생활하기

복직 이야기


직장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한 가지는 여자 사람이 많은지 아닌지로 분류할 수 있겠다.

어린이집, 상대적으로 여자 사람이 많은 공간이다.


엄마로 지낼 때에는 머리도 부스스하고 옷도 아무거나 걸쳐 입고 양말도 안 신는 날이 많았다.


복직을 앞두고 출근복장을 찾아 입어보니 어울리지 않는 듯하고 아침마다 머리를 손질해 나갈 생각을 하니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조금 더 짧게 자르는 게 좋겠다.

유명 쇼핑몰 CEO의 사진을 미용실 원장님께 보여주며 이렇게 하면 어떤지 묻고 감행했다.


결과는 대성공, 아침마다 머리 손질하는 시간도 줄어들었고 복직으로 인한 감정도 정리하면서 분위기도 바꿀 수 있었다.

일 잘하는 여성이 되고 싶었다.

엄마로서 아가와 있을 때의 엄마만 느끼는 그 느낌, 걱정을 가져오기 싫었다.


그래서 복직 기념으로 옷가게에 들려 옷도 사고 머리도 잘랐다.


일을 시작하고 한 달간은 혼자 고민했다.

괜히 일을 시작했나, 아침마다 헤어져 우는 아기가 너무 그리웠고 우리 반 아이들을 볼 때마다 우리 아기가 보고 싶어 졌다.


월급날이 되어 어머님께 용돈을 드리고 내가 필요한 것을 구매하고 맛있는 것을 사 먹고 그 우울한 기분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몇 달간 남편이 보내주는 생활비로만 생활하다 나의 돈이 생긴다는 기분, 새삼스레 기쁘고 즐거웠다.

아마도, 엄마들이 이런 기분으로 다니는 것일까?

일을 하면서 15개월 우리 아기가 나와 떨어져 지내며 나는 독립적인 존재가 되었다.

어깨에 쌓아두었던 피로곰도 잠시 떼어낼 수 있었다.

나이를 불문하고 결혼을 했던 안 했던 많은 성인들과 일하면서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즐거웠다.


아기 엄마가 아닌 나 홀로 다시 인생을 시작하는 마음이 들었다.

주변의 엄마들이 묻는다.


"일 시작하니 어때요?"

"좋아요, 다시 아가씨가 된 것처럼 혼자만의 시간도 있고 돈도 벌고 에너지가 많이 생겼어요"

복직을 꿈꾸는 엄마여...

출근 전에 많은 걱정과 고민이 되겠지만,


출근 전에 아기는 누가 돌봐줄지, 출근 전까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생각하고 적어보세요.

충분히 잘할 수 있어요.



작가의 이전글 복직, 시어머니에게 아기 맡기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