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개는 내향적인 편입니다.

개도 성격이 있다.

Episode 3. 너, 짖을 수 있기는 한 거니?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초인종을 누르고 우리 집을 방문한다. 그러나 복곤이는 여전히 짖을 생각조차 없다. 경비 아저씨가 와도, 택배가 와도, 손님이 와도 복곤이는 연신 꼬리를 흔들어대며 그저 좋단다. 어느 정도냐면 자주 배달해주시는 한 음식점의 사장님과는 거의 안면을 트고 누울 정도이다. 앞 집에 살던 푸들 한 마리는 짖는 소리를 통해서 그 집에 누가 오고 나갔는지에 대한 소식을 보고해 주곤 했지만 우리 집 강아지는 작은 소리 하나 내지를 않는다. 가끔씩은 정말 짖지 못하는 것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복곤이는 우리 집을 방문하는 그 누군가를 향해 짖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이것은 그의 성격을 대표한다. 복곤이는 소리를 내기보다는 주로 삼키는 편에 속하며 이런 모습은 일종의 평화주의자 아니 평화주의견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 번은 복곤이의 미용을 위해서 처음으로 애견미용샵에 맡겼던 적이 있다. 모두 한 마음으로 미용을 하기 싫어 난리 치는 강아지들이 모여있던 그곳에 복곤이도 합류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났고 나는 미용이 다 된 복곤이를 데리러 갔다. 그리고 미용사분이 하시는 말이 "복곤이는 약간 드문 성격의 강아지네요, 이러기 쉽지 않은데 참 점잖아요."라는 것이었다.



???? 강아지가 점잖다고????


그동안 성격과 태도 관련하여 사람들에게나 쓸 수 있다고 생각했던, '점잖다'라는 수식어.

심지어 나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점잖다는 이 말에 약간은 당황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말에 나는 어느 정도 수긍을 할 수밖에 없었다. 대다수의 강아지는 털을 깎을 때 느끼는 스트레스와 짜증남, 불편함 등을 그 순간에 짖음으로써 표출을 한다고 하셨다. 반면 복곤이의 경우 미용을 하는 내내 한 번도 짖는 법 없다가 끝나고 난 뒤 빨개진 귀를 통해서 스트레스받았음을 드러낸다고 하셨다.


즉. 특정 스트레스나 감정을 여느 강아지들처럼 밖으로 표출해서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참고 참으면서 속에서 삭히는 성향이라고 하셨다.


사람으로 따지자면 일종의 '내향성'을 지닌 강아지라는 것이다. 더불어 시츄 특유의 고집이 복곤이는 조금 더 센 편이기 때문에, 좀처럼 쉽게 변화를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라고 하셨다. 더불어 자신의 영역 확보에 대한 의사까지 매우 분명한 아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사실 그동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깊게 생각하지 않았을 뿐이다. 좀처럼 짖지 않는 것은 물론이며 종종 나와 동생의 짗궂은 장난에도 좀처럼 소리 내어 반응하지 않던 그의 모습이, 사실은 짖을 줄 몰라서 안 짖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참 많은 것을 참아주는 것임을 깨달았다.


정작 그 너머까지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이상하다.'라고만 생각을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했던 지난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사람에게도 고유한 성격과 개성이 있듯이 강아지에게도 더 나아가 동물에게도 그만의 성격이 있다는 것을 왜 더 일찍 인지하지 못했을까?

그 이후 나는 개와 복곤이에 대해 조금 더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미용 전

털 찌움 3단계



미용 후(충격주의)

미용 후 파격적인 이미지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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