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가 건네는 "다녀왔어"라는 일상의 소중함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언어의 정원》, 《너의 이름은.》에 이어 본 《스즈메의 문단속》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신카이 마코토 작품은 영화의 색감과 섬세함이 마음을 여러 방면으로 어루만지려는 노력이 보이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깊은 생각보다는 감독이 그려낸 세계에 몰입할 때 대부분의 작품은 꽤 흥미롭다. 주인공이 되었다가 조연의 이야기가 궁금해지기도 하면서, 유치하다 싶을 찰나에 마무리되는 것이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이 영화의 원본은 일본에서 2022년 11월 11일에, 한국에서는 2023년 3월 8일에 개봉했다. 특별판인 《스즈메의 문단속: 다녀왔어》는 2024년 1월 10일에 개봉했지만, 엔딩에 소타의 대사 한 마디 외에는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감독판이라기엔 추가된 내용이 부족했기에, '한 번 더 본다'는 마음으로 봐야 하는 영화였다.
사실 ‘다녀왔어’라는 말이 이 영화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한마디였을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나는 마음이 가장 울컥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실제 자연재해를 직접적인 주제로 삼아, 재난으로 무너진 삶과 남겨진 사람들의 기억, 상실의 아픔을 섬세하게 보듬어냈다. “다녀올게” 하고 집을 나섰던 사람들이 돌아오지 못했던 비극을 작품 속에 담아, 일상적인 삶의 소중함과 저녁에 다시 돌아오는 매일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전달하려는 영화였다. 그래서 현재의 스즈메와 소타가 문을 통해 재앙을 막아내려던 장면들은 그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은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에서 가장 스며들지 못했던 부분은 요석이었던 ‘다이진’이라는 고양이 캐릭터다. 처음에는 문이라는 공간에서 스즈메를 만난 뒤, 그녀를 찾아가 관심을 끌려 했다. 그러다 갑자기 스즈메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의자를 소타로 변신시키고, 원상복구를 위해 다이진을 쫓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큰 재앙을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 다이진에 의해 요석이 될 수밖에 없는 ‘의자’인 소타를 스즈메는 잃는다. 다이진은 사랑받을 수 있는 귀엽고 예쁜 모습으로 스즈메와 단둘이 남은 것을 행복해한다.
그러나 스즈메는 의자를 만들어주었던 어머니를 잃은 것처럼, 의자 속에 있던 소타를 구해내지 못함에 울음을 멈추지 못한다. 선택받지 못함을 깨달은 다이진은 결국 스즈메가 소타를 다시 만날 수 있는 길을 안내한다. 다이진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중요한 요소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겉도는 느낌이 들었던 것은 나만의 작은 생각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 속 열일곱 살 소녀는 용기 있고 사랑을 배우는 중이다. 서른이 넘은 나 또한 그런 모습에 반가웠고, 오랜만에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을 즐겼지만 《너의 이름은.》만큼 신비롭지는 않았고, 짧았던 《언어의 정원》의 특별판을 더 기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