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까지 품을 수 있을까
<보통의 가족>은 한 끼 식사라는 일상적인 상황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근본적이고 무거운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더 디너>의 한국판 리메이크로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마주한 선택과 책임, 사랑과 윤리 사이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이라는 배우 조합은 그 질문을 더욱 날카롭고도 깊이 있게 전달해 낸다. 영화는 형제지만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는 두 가족의 모습으로 시작하며, 한 번쯤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형 재완은 변호사이고 동생 재규는 의사이며, 그들은 살아가는 공간과 보여주는 가치관 모두 다르지만 모두 신념이 뚜렷하며 지적하다. 두 사람의 배우자인 연경과 지수 역시 각자의 역할 역시 충실하며 가족을 지탱한다. 겉으로 보기에 문제가 없어 보이는 이 가족들에게도 '자녀'는 어렵다. 고등학생 시호와 혜윤은 사촌 사이로, 현 입시제도에 치이며 서로를 위로하듯 완벽해 보이는 가족 안에서 잠시 기대어 쉰다. 이 두 가족은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원작의 제목처럼 '저녁 식사' 자리를 통해 그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나의 자녀가 범죄자가 되었다면, 나는 벌을 내릴 수 있는가
이 영화의 핵심 질문이자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 질문을 맞닥뜨리게 된다면 고민을 하게 되는 물음이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지."라는 반응은 범죄 관련 기사나 뉴스 속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다. 자녀가 없는 나에게도 이 질문에 고민을 하는 게 쉽지 않지만 조금 바꾸어보면 또 깊게 생각하게 된다.
나의 부모가 범죄자가 되었다면, 나는 신고할 수 있는가
재완은 딸 혜윤의 고백을 듣게 된다. 비밀로 해줬으면 한다는 당부와 함께. 사건이자 사고의 전말을 재완은 먼저 듣게 되었다. 이미 가해자가 피해자를 일부러 차로 쳐서 죽게 만든 사건을 수주하고 있던 터라 가해자를 변호하는 자신이 썩 달갑지 않고 그에 대한 태도에 불편함을 느꼈던 터라 받아들이는데 쉽지 않았을 것이다.
혜윤은 사고 속에서 사촌 시호를 말리려다 엮인 것이라 말했을 것이고 궁지에 몰릴 수 있으니 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법적으로 죄를 덜 수 있을, 아버지에게 부탁 아닌 부탁을 건넨 것이다.
재완은 재규와 연경을 불러 저녁을 함께 하며 이 문제를 논의하고자 했다. 여기서부터 충돌이 시작된다. 연경은 뉴스를 통해서 먼저 상황을 접한 상황이었고 자신의 잘못은 아니라고 주장한 시호를 그저 믿고 싶어 했기에 그 사건에 휘말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 생명을 살리는 직업을 가진 의사 재규는 사건을 덮으려는 재완과 연경을 보며 자녀의 잘못을 방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부모로서 마땅히 스스로 신고하고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함을 주장한다. 연경은 아직 범죄자로 낙인찍히지도 않았을뿐더러 그러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자녀를 몰아세우는 것은 가혹하다고 답답한 가슴을 쥐어잡는다. 나도 처음엔 재규의 의견에 공감했다. 그러나 자녀를 스스로 책임을 지도록 경찰서에 가려는 찰나에 앞에 보이는 경찰차, 순경들을 보며 전진하지 못하고 재규가 주춤하는 장면을 보고 흔들리는 마음에 동요했다. 살아갈 날이 많은 두 고등학생에게 그날의 일은 실수이자 사고라고 덮어주려는 모습에 실망을 했었으나 두 번째 식사 자리에선 단단하게 굳힌 생각에 비장함을 담은 재완의 눈빛은 잊히지 않았다. 거기서 또 격하게 부딪친다.
시호가 완전히 반성했다고 믿었던 재규와 연경에게 다시 '어른으로서 부모로서의 책임'을 묻는다. 지나간 사건과는 다르게 어른이 없는 자리에서 두 고등학생은 덮어진 사고에 대해서 아무렇지 않게 언급하고 웃는 대화를 남기게 된다. 그것을 발견한 재규와 지수는 더 이상 방조해서는 안됨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모습을 재규와 연경에게 보여준다. 나는 이 장면이 가장 무겁고 무서운 침묵이 길게 느껴졌다. 용서를 결심했던 재완은 다시금 책임을 묻는 형 재규를 더욱더 이해할 수 없어한다.
가족의 시작은 전혀 모르던 두 사람이 만나 작은 집단을 형성하면서 시작한다. 이후 이 사이는 혈연인 '자녀'를 통해서 관계가 더 견고해진다. 하지만 혈연의 관계는 반드시 집단을 단단하고 견고하게만 만들지는 않는다. 타인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과정이 쉽지 않고 자녀는 나의 일부처럼 느껴지기에 더더욱 어려운 관계다. 부모로서 선택하는 것은 과연 '사랑'으로 설명이 될 수 있을까. 고민에 빠진 두 가족은 다른 고민의 결과를 가지게 된다.
아, 결국 그는 참지 못했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설경구와 장동건이라는 배우만 보고 고른 거였는데 꽤나 몰입해서 보았다. 근래에 설경구가 나오는 영화를 좀 본 거 같아서 그런가 시작하기 전부터 나쁜 역할 얼굴로 낙인이 되어있었다. 장동건과 김희애가 부부로서 생각보다 어울렸고 가족이라는 주제는 진부할 수 있었는데 풀어가는 장면들이 볼만했다. 그렇지만 마지막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더 큰 것으로 참을 수 없는 것을 덮는다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