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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살 신입사원 탄생기


33살 신입사원이 되었다.


박사학위를 받은 나이도 아니었고, 대학 졸업 후 4년의 시간이 흘렀을 시점이었다. 그런 나의 새로운 시작이 사람들에게는 신기하게 보였나 보다. 몇몇 언론사에서 인터뷰를 요청했고, 한 신문사에선 1면 탑 기사로 나의 이야기를 다뤘다. 스스로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으나 막상 신문을 보니 감회가 남달랐다.


다시 취업을 하기 전, 31살 때의 일이었다. 호기롭게 기자가 되기 위해 몇 년의 시간을 투자했지만, 코앞에서 번번이 미끄러졌었다. 그러다가 어머니의 사업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읽을 때, 뒤에선 사업 자금에 대한 대화 내용이 들려왔다. 신문을 읽는 것이 사치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황에 떠밀려 무작정 취업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때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키워드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커뮤니케이션, 홍보’ 등 몇 개의 키워드들이 정리되었다. 내가 하고 싶은 업무를 할 수 있는 취업을 결심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취업 카페에 자유게시판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학 졸업 후 공백, 많은 나이의 지원자는 절대 취업할 수 없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었다. 뭔가 코너에 몰린 느낌이 들었고, 그럴수록 위축되고 잠을 잘 수 없었다. 당연히 취업 결과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당당히 도전하자’


그럴 때일수록, 간단한 진리를 떠올렸고 마음을 다잡았다. ‘안되면 어쩔 수 없지’라는 마인드로 취업에 도전했다. 운이 좋았는지, 나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는 멋진 기업에 취업할 수 있었다.


 “저도 취업할 수 있을 까요. 저는 무려 30살이라 자신이 없습니다”


회사에서 준비한 취업 설명회에 강연자이자 멘토로 참여할 수 있었고, 다양한 고민을 들을 수 있었다. 과거의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지원자가 생각보다 많았다.


 “몇 살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이 일을 잘할 수 있는지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준비만 되어 있다면 어디든 뽑아가려고 하지 않을까요?”


하고 싶은 일 앞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얼마나 그 일을 하고 싶은지, 그리고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러한 조언 덕분인지는 몰라도 그때 그 지원자는 후배로 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다.

신입사원 연수에서 그룹 신입사원 대표로 그룹의 회장, 사장님들 앞에서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리고 내가 제안한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에 적용할 수 있었다. 나이가 많으면 될 수 없어, 공백이 길면 될 수 없어라는 주위 사람들의 말에 계속 고개를 숙였다면 얻을 수 없는 기회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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