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글을 써보기로 했다. 왜냐하면 어제 연인과 헤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제 미국 주식이 폭락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모님과 같이 산지 100일이 넘어 이제는 행복보다 불편한 점이 더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좋지 않은 상황이 예민함을 더 뾰족하게 만드는 것 같다. 눈치를 더 많이 보고, 더 많은 정보를 감지하려 한다. 특히 이놈의 청각이 가장 문제다. 부모님이 부엌에서 속삭이면 꼭 내 이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다. 대체로는 맞겠지만 말이다.
애플의 에어팟은 나에게 산소 같은 존재다. 실제로 누구든 내 이야기를 그렇게 심각하게 하진 않겠지만, 부모님의 관심과 기대를 여전히 가장 많이 받는 가족 구성원으로서 그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의미부여를 하게 된다. 아침 출근시간에 자유롭게 무언가 하고 싶어도 어김없이 속삭임이 들려오면 내 귀는 쫑긋거린다. 잘 들리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다른 것에 집중할 수도 없다.
그럴 때 에어팟을 장착하면 나는 자유가 된다. 내 세계로 빠져들어가는 것이다. 에어팟이 없으면 나는 죄수나 다름없다.
나의 예민함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매일의 경제 뉴스를 읽은 지 어느덧 1년이 되었다. 나는 매우 예민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것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것이다.
버려졌던 나를 다시 돌보는 시간. 마음의 상처, 계좌의 상처, 관계의 상처를 돌보기 위해서 글을 쓰기로 했다. 이게 또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써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