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밥 먹기
집에서 한달을 쉬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몰랐던 모습을 알게 되었다. 나는 눈치를 진짜 많이 보는 사람이다.
가만히 쉬질 못한다. 그건 내가 일을 좋아해서도 아니고 쉬는걸 싫어해서도 아니다. 어쩌면 내가 너무 착해서일수도 있고, 책임감이 너무 막중해서 그럴수도 있겠다. 왠지 무언가라도 해야할것 같다. 엄마와 아빠가 모두 일하러 가는데 나 혼자 집에서 꿀을 빨다니. 죄책감이다.
나는 죄책감과 수치심에 매우 취약한 사람이었던 거다.
가끔 수치심의 화살이 관통할 때가 있는데 정말 정말 오래간다. 죄책감도 마찬가지다. 어떤 영화를 보러 갔는데 재미가 없으면 죄책감이 느껴진다. 내 잘못이 아닌데 말이다. 그래서 괜히 영화에 집중을 못한다. 내가 재미있어도, 옆사람이 재미없어 하면 그때부터 멘탈이 붕괴되기 시작하는 것.
나도 내가 너무 힘들다.
내가 좀 불쌍하다. 우리 동생은 안 이럴텐데. 자유를 주면 만끽할 텐데. 나는 이눈치 저눈치 보고 있지도 않은 정답을 찾느라 에너지를 다 소모한다. HSP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