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쓸모없는 것을 행하는 일
말만 '무용한 것이 좋다.' 하고, 실천은 안 하던 나날들.
진짜로 그게 좋았던 걸까 아니면 그걸 좋아하는 내가 좋았던 걸까
오늘은 휴일을 맞아 실제로 무용한 것을 행하였다.
밀린 카오스들을 정리하고, 글을 쓰고, 되돌아보고, 일기를 쓰고, 운전을 하고, 필요한 것들을 샀다.
인풋은 철저히 차단하였다.
그게 쉽지는 않다. 언제나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할 것만 같기 때문이다. 안 하면 무언가 놓치는 그 느낌이 끔찍하게도 싫었다.
무용한 하루를 보내 보니, 이 시간만이 나를 살린다는 느낌을 받는다. 오늘은 아프니까 따뜻한 커피를 먹고, 평소에 금했던 디저트도 하나 먹는 거야. 그 어떠한 원칙과 통제도 없이 자유롭게, 몸이 원하는 것을 했다. 일기 쓰는 것도 비효율적이라 한동안 안 했었는데 그냥 했다. 매일 해야 하는 것을 적어 놓기만 하고 실제로 행하지 않으니 쌓여서 태산이 되어 가고 있었는데 드디어 그것들을 청산하였다.
그러니 느껴지는 이 해방감. 뭐랄까? 행복이라고 해야 하나. 주체할 수 없는 행복이 솟아올랐다.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이렇게 노예 해방의 시간을 가져 주어야 한다. 인풋을 철문으로 막고, 오롯이 나의 존재에 집중해야 한다. 과거를 곱씹고, 현재를 오롯이 즐기는 시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