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처럼 떠도는 과거 상흔의 흔적에 관한 이야기
#이와이 슌지 감독
#아이나 디 엔드 #히로세 스즈
현 세상이 아름답게 비추어지기 위해서는 감추고 싶은 과거 아픈 사건들은 외면되어 묻어져야만 하는가?! 이와이 슌지 감독은 신작 영화 <키리에의 노래>로 이런 묵직한 질문을 세상에 던지고 있었다.
과거 아픈 사건의 트라우마로 인해 정상적인 목소리를 잊어버려고 침묵과 나지막한 작은 목소리로만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루카, 과거 사건으로 죽은 언니 키리에의 그 시절 그 모습으로 성장한 루카와 이런 루카를 최대한 세상으로부터 경리 시키고 싶어 하는 정부 시스템의 모습은 마치 과거 동일본대지진 사건을 은폐하고 싶어 하는 현 일본 정부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감독의 시선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억압 속에서도 아픈 상처들을 루카는 뮤지션 키리에는 자신의 노래를 통해 세상에 울려 퍼지고, 사람들로 하여금 잔잔한 동요를 일으키게 된다. 영화의 막바지 그런 키리에의 공연을 소음의 민원으로 막고자 하는 경찰들의 모습을 통해 그 목소리마저 세상으로부터 경리 시키고 싶은 일본 정부의 속내를 보여주고 있는 영화이기도 했다. 영화 속에서 공연장에서 노래할 때만 빼고 평상시 루카는 검은색 계통의 의상만을 입고 있다. 그 모습은 과거 동일본대지진 사건에 대한 상복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반면 매번 다른 색의 가발로 등장하고 있는 잇코는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현 일본 젊은이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소품으로 비추어지기도 한다. 그렇게 현 세상에 정착하지 못한 두 소녀들은 동일본대지진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파도가 몰아치는 바닷가에 누워 상처를 위로해 보기도 하지만 결국 현실 속에서는 한 소녀는 사라지고, 한 소녀는 여전히 유령처럼 세상을 떠도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을 맺게 된다.
오랜만에 일본적 감성이 제대로 묻어나는 일본영화 한 편을 보는듯한 좋은 작품이다. 주연 배우 아이나 디 엔드의 독특한 매력도 발견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했다.
"아름답지만 쓸쓸한 영상미를 동시에 간직한 영화, 유령처럼 떠도는 과거 상흔의 흔적을 현재 진행형으로 담고 있는 영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