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서점에서 발견한 K-도서들
태국에 온 첫 2주 동안은 집을 구하러 다니는 동시에 관광객처럼 방콕을 여행했다. 중심가의 쇼핑몰에 가면 꼭 서점이 있길래 둘러봤는데, 뜻밖에도 한국어 책들이 꽤 번역 출간된 것을 볼 수 있었다. 태국 각지에 쇼핑몰을 가지고 있는 센트럴 그룹이 운영하는 B2S 서점, 한국으로 치면 교보문고 같은 곳에만 가봐서 동네 책방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소설보다는 힐링 에세이나 자기 계발서 류의 한국 책이 많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궁금해서 좀 찾아봤는데, 한국출판문화산업 진흥원이 발간하는 ‘K-Book Trend’ 2020년 기사(https://www.kbook-eng.or.kr/sub/trend.php?ptype=view&idx=674&page=&code=trend&total_searchkey=%EB%8F%99%EB%82%A8%EC%95%84)에 관련 내용이 있었다. 영어권 국가와 유럽 등에서는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에 반해, 동남아시아 출판시장에서는 자기 계발서와 건강 관련서 등 논픽션이 상대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여러 나라로 번역 판권이 팔린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또한 태국에서 번역되었고, 1권에 이어 2권 또한 판권 계약도 되었다고 했다.
기사에 따르면 동남아 출판시장의 주요 독자층은 10대 중후반에서 30대라고 한다. 우리나라 출판계도 20-30대를 주요 타깃으로 할 텐데, 어느 나라든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두 비슷하게 팍팍한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닐까, 그래서 이런 책들이 국경을 넘어 공감을 얻는 게 아닐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