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 멋진 것 같아
다이빙 장비를 꾸려 트럭 뒤에 타는 것이 좋다. 구멍이 숭숭 뚫린 기다란 그물 가방 안에 오리발, 다이빙 슈트, 마스크와 스노클, BCD(부력조절기), 호흡기(레귤레이터) 등등을 챙겨 넣고 읏쌰, 하고 항구로 나가는 트럭에 올라, 여러 명의 다이버들과 다닥다닥 붙어앉는 것이 좋다. 혹시 빠트린 것은 없나, 초보 다이버는 긴장하며 선생님의 눈치를 살피기도 한다. 장비를 챙길 때면 친구 같던 선생님도 조금 엄격한 얼굴이 되어있지만, 트럭이 출발하면 이내 아이 같은 얼굴로 돌아온다. 덜컹거리는 차에서 맞는 바람이 좋고 멀리 우리가 타고나갈 배가 보일 때쯤 느껴지는 그 설렘이 좋다.
항구에 내리면 세상 쿨한 운동부원처럼 무심하게 장비 가방을 한 쪽 어깨에 척, 하고 들쳐맨다. 우리 배가 항구 바로 앞에 정박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른 배를 통과해서 가야 한다. 일사불란하게 한쪽에서는 트럭에서 가방을 내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 가방을 받아 배 안으로 전달한다. 고기 잡는 배는 아니지만 이 배에도 엄연히 뱃사람들이 있다. 익숙한 얼굴들과 반갑게 인사한다.
마침내 우리를 오늘의 다이빙 포인트로 데려다줄 배에 탑승. 맨발로 갑판에 올라가 잠시 한숨을 돌린다. 요란한 모터 소리와 함께 배가 출발하고, 항구가 눈에서 멀어져 간다. 갑판에서 맞는 햇볕은 살이 탈 만큼 뜨겁지만 그만큼 강한 바람 덕에 덥지는 않다. 각자 자리를 잡고 멍하니 바다를 보거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틈에서 배시시 웃음이 나온다. 어쩌면 이 순간이 좋아서 다이빙을 하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내가 사랑하는 순간이다.
아직 초보 다이버라 출렁이는 바다 앞에서는 언제나 긴장하게 되지만, 장비를 챙기고-트럭에 타고-항구에 도착하고-가방을 옮기고-배에 타는 일련의 과정에서 왠지 모르게 자신감이 차오른다. 그 순간에는 ‘나 좀 멋진 듯ㅋ’이라는 강렬한 느낌에 휩싸이게 되는데, 바로 그 감정으로 바다에 들어갈 힘이 생긴다. 그 느낌이 꽤 좋아서 앞으로도 다이빙을 계속할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