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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 Feb 02. 2016

한여름에도 시원한 프랑스 북서쪽 나들이_2

생말로, Saint Malo

2015년 8월 4일


몽생미셸에서 1시간 정도 차를 타고 생 말로로 갔다.

마을 전체가 성에 둘러 쌓여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브리타니 지방이라고 하는데 몽생미셸이 어느 지역에 속하냐 하는 것을 두고 아직도 노르망디와 브리타니 사람들의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을 내 지방에 꼭 두고 싶은 그 마음 ^^

성 안의 아름다운 마을과 해수욕장 때문에 휴가 온 사람들을 많이 찾아오고 있지만, 이곳은 외국인들보다 여름휴가 온 프랑스인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간조 때라 물이 빠져서 바닷물 대신, 바닷물을 끌어와서 만든 수영장에서 사람들이 이렇게 놀고 있다.

마침 마을에는 벼룩시장이 열렸다. 많은 여행객들 때문일까. 벌써 많은 상점들이 들어와 있었지만, 일요 벼룩시장 덕에 길거리 좌판에서 많은 물건이 나와 있다. 파리에서 벼룩시장을 못 가 좀 아쉬웠는데 이렇게 벼룩시장을 보다니. 예쁜 골목길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은 언제나 보기 좋다. 멋지게  차려입은 키 큰 중년 여성이 신발을 고르고 있는 모습마저도 특별해 보인다. 




늦은 오후 시간 활기에 찬 거리가 인상적이다. 길거리에서 파는 와플과 도넛을 먹으며 한 시간여를 그저 걷고 또 걸었다. 사람들을 보고 물건들을 보며... 그렇게 걸어 걸어 예쁜 벽돌 길과 벽돌집을 지나 성에 올랐다. 벽돌색은 전체적으로 우중충한 색을 띠고 있어도 모든 건물이 다 비슷한 색을 가지고 있으니 정말 동화 속의 (밤이 되면) 무서운 마을 같다. 지붕 부분을 왜 저렇게 지었는지 집의 높이가 높아도 2층엔 작은 다락방만 들어갈 수 있는 집. 외벽도, 지붕도 모두가 벽돌로 지었다. 그리고 자그만 창문. 전쟁시를 대비하는 건가?

좁은 골목길을 지나고 마을을 둘러싼 성을 넘어오면 나오는 넓은 모래사장. 이곳도 조수간만의 차가 큰 편이라 곧 바닷물이 들어온단다. 바다였다가 길이었다가 이 길을 걷다 보면 흡사 부산의 다대포나 송정 해수욕장이 생각난다. ^^ 화창했던 날씨는 바다 쪽으로 갈수록 흐려진다. 

바닷가 쪽에서 마을을 바라보니 거대한 모래산 덕에 흡사 재개발 예정지구 같은 느낌을 준다.  멀리 있는 유럽식 건물과 높은 교회 건물이 재개발의 느낌을 상쇄시켜준다. 가만히 돌 위에  걸터앉아 여행의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며 앞으로 어느 곳에 가고 싶은지, 그곳에서 무엇을 찾고 싶은지 생각해 본다. 

바닷물이 다시 들어오는 시간이라 아쉽게도 땅끝에 있는 성(이라고 불리지만 잉글랜드 군에 항상 대비해 있었을 망루 같은)에는 들어가 보지 못하고 돌아와야만 했다. 


파리뿐만 아니라 프랑스 어느 곳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전통을 최대한 지키는 그 마음을 오늘 몽생미셸과 생말로에서 또 만났다. 전통적인 건물 안에 있는 현대식 상점에서 전혀 위화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휴가를 맞이한 프랑스인들, 휴가가 아닐 때도 카페에서 항상 여유를 찾는 그들이 이곳에서 더 큰 여유를 누리는 모습이 괜히 인상적으로 남을 곳이었다. 

내일이면 다시 로드트립, 7시간의 이동을 해 프랑스 중부로 내려간다.

어떤 모습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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