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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 Jul 06. 2016

[번역] 이번 생은 망했어!

20대에 선택한 '안정'은 내 인생을 허망함과 고통으로 이끌었다

1년 전쯤에 읽고 가슴에 울림이 있어 번역해 두었던 건데 우연히 발견했다. 다시 읽어봐도 뭔가 경각심을 주는 글. 난 46세가 되었을 때 이런 글을 쓰는 삶을 살지 말아야지. 내가 지금 미루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글쓴이가 신처럼 따랐던 경제적 안정이란 망령을 대신하는 것이 내게는 무엇일까?




제목: 20대에 안정을 추구한 것이 인생을 어떻게 허무와 고통으로 이끄는지 보여주는 어느 40대 남성


원문: http://nextshark.com/man-reveals-how-choosing-comfort-in-his-20s-led-to-a-life-of-emptiness-and-pain/


이달 초, 46세의 존 제리슨(John Jerryson)은 레딧포럼(Reddit Forum)에 자신이 어떻게 20대를 열정보다 안정을 추구하며 인생을 낭비했는지에 대해서 쓴 “나 완전 X 됐어!! (Today I f*cked up)란 글을 올렸다. 이 남자의 이야기는 사회에서 말하는 인생의 가장 좋은 것들이 사실은 자멸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된다.


편집자 주: 글의 진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포스팅은 편집하지 않았다.




나 완전 X 됐어!! (Today I f*cked up). 내 모든 삶이 전부.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존입니다. 전 한동안 두문불출하며 지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쓰기 위해 이곳에 가입하기로 했죠. 제 이야기를 하면서 마음의 부담을 덜고 싶었거든요. 저는 46살의 뱅커이고, 지금까지 제가 원하는 것과 정 반대로 살아왔습니다. 제 모든 꿈과 열정은 사그라들었죠. 지난 26년간 9시 출근, 7시 퇴근, 일주일에 6일을 일해왔어요. 저는 모든 것에서 안전한 것만을 계속 선택해 왔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저 자신을 바꾸었습니다.


오늘 저는 제 아내가 지난 10년간 바람을 피워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제 아들은 제게 아무런 감정도 없어요.(관심이 없어요.) 저는 제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아버지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단 것도 깨달았습니다. 제 소설을 끝내지도, 세계를 여행하지도, 노숙자들을 돕지도 못했어요. 이 모든 것들은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저란 사람을 말해주는 것들이죠. 만약 어린 시절의 나를 오늘 만날 수 있다면, 한 대 때려주고 싶네요. 저는 저의 꿈들이 어떻게 사라져 가는지 알고 있으니까요..


20대 시절의 저를 이야기해 볼게요. 제가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하던 게 어제처럼 선명하네요. 

사람들은 저를 좋아했고, 저 역시 사람들을 좋아했어요. 저는 혁신적이었고, 창의적이었으며, 자발적이었어요. 또한 위험을 감수할 줄 알았고,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했죠. 두 개의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첫 번째는 유토피아/디스토피아에 대한 책을 쓰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세상을 여행하며 가난하고 집이 없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었죠. 그때 저는 지금의 제 아내와 4년간 사귀고 있을 때였어요. YOUNG LOVE! 그녀는 저의 자발성, 에너지, 사람들을 웃게 만들고 사랑받는다고 느끼게 만드는 능력을 사랑했어요. 저는 제 책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사람들은 각자 다르게 생각할 뿐, '나쁜 것'을 절대로 의도하는 게 아니라는, '나쁜 것'과 '일그러진 것'에 대한 저만의 관점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가 20살이었을 때 그 책은 70페이지였죠. 46세인 지금, 여전히 70페이지에 머물러 있습니다. 제가 20대였을 때, 저는 뉴질랜드와 필리핀에 배낭여행을 갔어요. 그리고 모든 아시아와 유럽, 아메리카를 갈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참고로 저는 호주에 살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여전히 뉴질랜드와 필리핀만 가봤네요.


이제 모든 것이 꼬인 곳으로 갈 때가 됐네요. 제 인생의 가장 큰 후회. 제가 20대였을 때 저는 여전히 어린아이였고, 안정을 원했어요. 저는 대학 졸업자가 가질 수 있는 직업을 가지길 원했고, 그 직업이 제 남은 삶을 통제하길 바랬습니다. 9시에 출근-7시에 퇴근하는 직업에 제 삶을 다 바쳤습니다. 무슨 생각을 했었을까요? 이 직업이 나의 인생이라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 집에 돌아온 후에는 저녁을 먹고, 다음날의 일을 준비하고 10시에 자고, 다음날에는 다시 6시에 일어나겠죠. 흠… 제가 언제 아내와 사랑을 나눴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네요.

어제 아내는 지난 10년간 자신이 부정을 저질러온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10년. 꽤 긴 시간이었는데 전 깨닫지 못했어요. 가슴 아프지도 않았어요. 그녀는 말했어요. “당신이 변해서 이렇게 됐어.” 지금의 전 예전의 제가 아닙니다. 지난 10년간 전 무얼 했죠? 일을 제외하고, 전 아무것도 한 게 없어요. 좋은 남편이 되지도, 진정한 나 자신이 되지도 못했습니다. 난 누구지?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전 이혼을 요구하지도, 소리 지르거나 울지도 않았어요. 전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에야, 눈물이 나네요. 아내가 부정을 저질렀다는 것 때문이 아니라, 제 안에서 이미 제가 죽어가고 있다는 걸 깨달아서인 것 같습니다. 재미를 추구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에너지가 넘치던 저에게,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던 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학교에서 인기가 많던 여자아이들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고, 지금의 아내였던 여자친구 때문에 그 데이트 신청을 거절했던 시절이 기억납니다. 고등학교 때, 전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정말 인기가 많았어요. 대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렇지만 전 충실했어요. 모험을 하지 않았어요. 매일 공부만 했습니다.


앞서 제가 말했던 배낭여행과 책 쓰는 것들에 대해 기억하시나요? 그것들은 모두 대학교 생활 초반 몇 년에 이루어진 일입니다. 전 아르바이트를 했고, 버는 대로 돈을 다 썼어요. 지금은 10원 하나도 아낍니다. 즐거움을 위해서 돈을 쓴 것이 언제인지, 제 자신을 위해 쓴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전 지금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 걸까요?


제 아버지는 10년 전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로부터 아버지가 점점 편찮으시다고 몇 차례 전화를 받은 때가 기억나네요. 그때 저는 큰 승진을 목전에 두고 굉장히 바빴고, 마음 한 구석에서는 아버지가 조금 더 참고 기다려 주시길 바라면서 그를 만나러 가는 것을 계속 미뤘어요. 결국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저는 진급했습니다. 아버지를 보지 못한 지 15년이 되었네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그를 보지 못한 것쯤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제 자신에게 계속해서 말했어요. 난 무신론자니까 죽음을 인정하고, 어쨌든 이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죠. 전 무슨 생각을 했던 걸까요? 모든 것을 합리화하고, 미루면서 변명이나 하기.


변명. 미루는 것. 이 모든 게 하나로 이어지는군요. “아무것도 아닌 것”


전 경제적 안정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전 제 에너지를 이용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합니다. 제 열정, 젊음. 전 제 직업이 제 인생을 지배하도록 놔둔 것을 후회합니다. 끔찍한 남편으로 살아온 것, 돈만 버는 기계로만 살아온 날을 후회합니다. 제 소설을 끝내지 않은 것을, 세상을 여행하지 않았던 것을, 감정 없이 아들을 대한 것을, 그저 감정 없는 지갑으로만 존재했던 지난날을 후회합니다.


만약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당신 앞에 놓여 있다면, 제발 미루지 마세요. 꿈을 나중으로 미루지 마세요. 당신의 에너지와 열정을 마음껏 사용하세요. 여가 시간에 인터넷을 하지 마세요.(그것이 당신의 열정과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면.) 젊은 시절에 무엇이라도 하세요. 젊은 시절에 안정을 추구하지 마세요. 친구와 가족과 자기 자신을 잊지 말고, 제가 그랬던 것처럼 삶과 꿈을 낭비하지 마세요. 저처럼 살지 마십시오.


너무 글이 길었군요. 이만 줄여야겠습니다.


TL:DR(Too Long:Don’t Read 앞의 글이 너무 길면, 이 글만 보세요.) 

어린 시절 저의 미루는 버릇과 경제적 안정을 추구한 것은 제가 열정을 좇지 못하게 만들었고, 제 내면은 이미 죽고, 늙었고, 지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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