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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 Sep 08. 2016

『데미안』 - 나는 여전히 데미안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데미안』에서 내가 간직하고 싶은 부분

"우리는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 만약 누군가를 두려워한다면, 그 사람에게 뜻대로 할 수 있는 힘을 주었기 때문이야."

                                       -크로머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던 싱클레어에게 데미안이-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곧 세계다. 새로 태어나려는 자는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


(내 메모: 아프락사스 - 선과 악의 구분이 없는 공간. 선도 악도 없다. 내가 원하는 것 내게 이로운 것은 좋은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나쁜 것이다. 구분 짓는 것은 의미 없다. 아니 나 자신이 지은 구분이 아니라면 의미 없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다. 확실한 것은 다만 한 가지였다. 그것은 내 마음속에서 속삭이는 목소리와 내 꿈이었다. 나는 그 꿈이 인도하는 대로 맹목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부에 있는 목적을 끄집어내어 다른 사람이 하듯이 그것을 내 앞에서 그리는 일만은 할  수가 없었다.... 몇 년 동안 노력해도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고 끔찍한 목적에 가버릴 수도 있다... 그저 나 자신이 되고 싶었던 것뿐인데 그건 왜 그리 어려운가.

                                                       -고민으로 괴로워하던 싱클레어-

(내메모: 그저 나 자신이 되고 싶은 건데, 그저 나 자신이 되고 싶은 건데, 그저 나 자신이 되고 싶은 건데 그건 왜 그리 어려운가. 눈물이 핑 돌았다.)

  


나는 그것을 악마, 매춘부, 흡혈귀, 또는 살인자라고 불렀다. 그것은 나를 가장 섬세한 사랑의 꿈속으로 유혹하는가 하면 황폐하고 부정한 행위로 유혹했다. 그에게는 지나치게 좋은 것도, 고귀한 것도 없었고 또 나쁘고 저속한 것도 없었다. 그해 겨울 동안, 나는 설명하기 어려운 내적인 폭풍우 속에서 살았다. 고독은 이제 내게 습관이 된 지 오래여서, 고독이 날 괴롭히진 못했다.... 나는 언제나 나 자신에 대한 생각에 잠겨 있었다. 언제나 나 자신에 몰두했다. 나는 진실된 생활 속에 살면서, 나의 내부로부터 무언가를 창조하여 바깥 세계에 내어 놓고,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투쟁을 시작하고 싶다고 몹시 갈망했다..... 우연이라는 것은 없다. 어떤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이 그 필요한 것을 찾게 되는 경우,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 그 자신이다. 그의 욕망과 필연성이 그를 이끈다.




나는 내 동년배의 일상생활의 기쁨을 같이 나눌 수가 없었다. 나는 종종 내가 절망적으로 그들과 분리되어 있으며, 삶의 문이 내게는 닫힌 것 같이 느껴져서 근심과 자책으로 나 스스로를 괴롭혔다. 기인이었던 피스토리우스는 내게 자신에 대한 존경과 용기를 간직하라고 가르쳐 주었다. 그는 나의 말과 환상과 사상 속에서 언제나 가치 있는 무엇을 발견하고 그것을 진지하게 다루고 토론함으로써 내게 모범을 보여 주었다.


"당신 자신도 도덕가여서는 안 되는 것이오. 당신 스스로를 남과 비교하지 마시오. 자연이 당신을 박쥐로 만들었다면, 당신은 자신을 타조로 만들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오. 당신은 종종 자신을 괴짜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길을 간다고 스스로를 비난하고 있소.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오. 저 불과 구름을 보시오. 그래서 예감이 떠오르고 당신 영혼의 목소리가 말을 시작하면 당신은 그것에 몸을 맡겨 보시오, 그런 행위가 선생님이나 아버지나, 또는 어떤 신의 마음에 들까 어떨까를 물을 것도 없이... 그런 물음 때문에 사람은 결국, 땅 위에 걷게 되고 화석이 되고 마는 것이오. 싱클레어! 우리의 신은 아프락사스, 그는 신이면서도 악마이고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를 모두 자기 안에 가지고 있소. 아프락사스는 당신의 어떤 생각에 대해서도, 또 당신의 어떤 꿈에 대해서도 거스르지 않는다는 걸 명심하시오. 당신이 더 이상 흠잡을 곳 없이 완전하게 된 날에, 비로소 아프락사스는 당신 곁을 떠날 것이오. 그는 당신을 떠나 자신의 사상을 끓이기 위한 새로운 냄비를 어디선가 찾게 되겠지요."

"나도 당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전부 다 그대로 행동하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오. 단지 당신이 선의를 가진 좋은 생각을 떠올렸을 때 그것을 몰아내고, 도덕적으로 트집을 잡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오. 자기 자신이나 타인을 십자가에 못 박는 대신에 우리는 엄숙한 생각으로 포도주를 마시면서 희생의 신비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오. 또한 그런 행위 없이도 우리 자신의 본능과 소위 유혹을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다룰 수도 있소. 그러면 그것들은 모두 그것대로 의미를 나타내 줄 것이며, 모두가 의미를 가지고 있을 것이오. 당신에게 언젠가 다시 미친 것 같은, 죄악에 넘친 생각이 떠오르거든 싱클레어, 당신이 누구를 죽이거나 어떤 불결한 행위를 하고 싶어 지면, 그렇게 당신 속에서 환상을 만들고 있는 것이 바로 아프락사스라는 것을 잠깐만 생각해 보시오. 당신이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어떤 특정한 인물이 아니라 다만 옷을 바꾸어 입은 것에 불과하오. 우리가 어떤 인간을 증오할 때 우리는 그의 모습 속에서 우리들 안에 들어 있는 무엇을 찾아내어 증오하는 것일 뿐이오. 우리들 내부에 없는 것은 우리를 절대 분노하게 하지 않소."

 

-데미안과 떨어져 있던 시절, 싱클레어에게 영감을 주고 생각거리를 던져주었던 피스토리우스와 함께




"세계에 무엇을 주려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성장한 사람에게는 자기 자신을 찾고 자기 자신 속에 확고해지고 자기 자신의 길을 더듬어 전진하는 일 외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것이 어디로 가는 길이든, 더듬어 전진한다는 한 가지 사실 밖에는."




"인간은 자기의 꿈을 찾아야 해요. 그러면 세계는 가벼워질 거예요. 그러나 영원한 꿈은 없어요. 새로운 꿈이 다시 펼쳐지는 거예요. 우리는 어떤 꿈도 붙들어 두려고 해서는 안 돼요."


"얼마 동안 내 꿈이 계속될지는. 나는 그것이 영원히 계속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이 새 그림 밑에서 내 운명을 받아들였습니다. 마치 어머니처럼, 또 연인처럼, 그 운명에 나는 속해 있습니다. 그 이외 것에는 아무것에도 속하지 않아요."


"그 꿈이 당신의 운명일 동안은 당신은 그 꿈에 충실해야 돼요. 당신이 그것에 충실하기만 하면, 꿈속과 같이 그것은 언젠가는 완전히 당신의 것이 될 거예요"


-데미안의 어머니, 에바부인과 함께.


(내메모: 어떻게 보면 굉장히 자기계발서처럼 보이기도 하는 문장들이 내게는 힘이 된다. 지금 내 정신을 지배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나 자신을 시간과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 꿈들을 이루고, 그 꿈이 더 이상 내게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이 되는 순간. 그때 난 그 꿈에서 해방될 것이다. 물론 또 다른 꿈-혹은 욕망-이 오겠지만, 그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나와, 새롭게 발견하게 될 나 자신과 주변 환경. 어쩌면 그 변화 속에서 다른 꿈이 또 찾아온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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