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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 Aug 25. 2016

나름대로 발췌 요약한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실컷 놀아도 허무하거나 자책감을 느끼지 않는 놀이 또한 독서만 한 것이 없었다.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문장이다. 밤새도록 클럽이나 나이트에서 놀고 뜨는 해를 바라보며 집으로 오는 길, 그리 재미없던 데이트 후 집에 돌아오는 길, 재미없는 친구들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느꼈던 허무함이 오버랩되었다. 왜 내가 허무함을 느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된다.)



논리 글쓰기는 문학 글쓰기보다 재능의 영향을 훨씬 덜 받는다 조금 과장하면 이렇게 주장할 수 있다. 노력한다고 해서 누구나 안도현처럼 시를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누구든 노력하면 유시민만큼 에세이를 쓸 수는 있다. 논리 글쓰기를 잘하려면 먼저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게 생각해야 한다. 논증을 구현하려면 꼭 지켜야 하는 규칙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취향 고백과 주장을 구별한다. 둘째, 주장은 반드시 논증한다. 셋째,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한다. 자기 자신의 감정까지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한다.

(특히 취향 고백과 주장을 구별한다는 말은 내게 정확히 필요한 말이다. 내 마음에 안 든단 이유로 그게 부당하다고 말하거나, 내가 좋아한단 이유로 정당하다고 말한 적이 얼마나 많았던지... 얼굴이 화끈거렸다.)


글쓰기의 두 가지 철칙.

첫째, 많이 읽어야 잘 쓸 수 있다. 책을 읽지 않고 타고난 재주만으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없다. 글 쓰는 기술만 공부해서 잘 쓰는 사람도 물론 없다. 독서를 생활 습관으로 만들고 자신이 읽은 것을 활용해 무엇이든 자기 머리로 생각하는 버릇을 들이면 된다. (유시민 작가의 전략적 도서 목록 아래 참조)


둘째, 많이 쓸수록 더 잘 쓰게 된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첫째는 텍스트 독해, 둘째는 텍스트 요약, 셋째는 사유와 토론이다.

텍스트 요약이 논리 글쓰기의 첫걸음이다. 귀 기울여 남의 말을 듣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남의 말을 경청하고 바르게 이해해야, 남도 내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남들이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글을 쓰고 싶다면, 내가 먼저 남이 쓴 글을 이해하고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요약은 텍스트를 읽고 핵심을 추려 논리적으로 압축하는 작업이다. 대입원서를 내는 학생이라면 자신이 공부하기를 원하며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실을 중심으로 인생을 요약해야 한다. 기업 입사원서를 내는 청년이라면 자신이 회사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으면서 그 믿음의 근거를 제공하는 사실을 중심으로 인생을 요약해야 한다. 텍스트 요약도 자기소개서 쓰기와 다르지 않다. 요약하는 사람의 소망과 의지와 태도에 따라 같은 텍스트라도 다르게 요약할 수 있는 것이다.


글을 썼으면 남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혹평을 받더라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혹평도 반갑게 들고 즐겨야 한다. 그렇게 해야 글이 는다. 남몰래 쓴 글을 혼자 끌어안고만 있으면 글이 늘 수 없다. 내 글이 좋으면 수준 있는 댓글이 붙는다. 칭찬하는 댓글뿐만 아니라 비판하는 댓글도 수준이 높아진다. 댓글을 주의 깊게 읽으면 글솜씨를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의미 있는 댓글에 답변을 붙여주면 더 좋다. 이것은 내가 책을 완성하기 전에 출판사 편집자들과 초고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것과 똑같은 효과를 낸다.


한 문장에 생각 하나를 담으면 저절로 단문이 된다. 나는 문장을 단문으로 쓰는 원칙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문자로 쓰지 않은 것은 아직 자기의 사상이 아니다. 글로 쓰지 않으면 아직은 논리가 아니다. 글로 표현해야 비로소 자기의 사상과 논리가 된다.




못난 글을 다 비슷하지만 훌륭한 글은 저마다 이유가 다르다. 훌륭한 글을 쓰고 싶다면 훌륭하게 쓰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못난 글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만 하면 된다. 어떻게 하면 잘못 쓴 글을 알아볼 수 있을까? 텍스트를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이다. 만약 입으로 소리 내어 읽기 어렵다면, 귀로 듣기에 좋지 않다면, 뜻을 파악하기 어렵다면 잘못 쓴 글이다. 못나고 흉한 글이다. 이런 글을 읽기 쉽고 듣기 좋고 뜻이 분명해지도록 고치면 좋은 글이 된다. 언어는 말과 글이다. 생각과 감정을 소리로 표현하면 말(입말)이 되고 문자로 표현하면 글(글말)이 된다. 말과 글 중에는 말이 먼저다. 말로 해서 좋아야 잘 쓴 글이다. 글을 쓸 때는 이 원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


독자의 공감을 얻고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 잘 쓴 글이다. 많은 지식과 멋진 어휘, 화려한 문장을 자랑한다고 해서 훌륭한 글이 되는 게 아니다. 독자가 편하게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는 것이 기본이다.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글을 써야 하는 사람. 동호회 게시판이나 블로그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는 사람, 공부를 하거나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글쓰기 훈련을 하는 사람은 분량을 엄격하게 정해두고 글을 쓰는 게 좋다. 그렇게 해야 압축의 미학과 경제적 효율성을 갖춘 글을 연습할 수 있다. 몇 글자로 쓸지는 형편에 맞게 정하면 된다. 블로그나 카페에 올리는 글은 특별한 기준이 없다. 네티즌들이 지나치게 긴 글은 피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만 고려하면 된다. 지나치게 길지만 않다면 크게 상관없다. 민간 중소기업에서부터 육군본부와 대통령 비서실까지, 조직 사회에서는 읽는 사람들의 취향에 맞추어 분량을 정하는 게 정답이다.



전략적 도서목록 추천 이유:  살아가면서 보고 겪고 부딪치는 여러 일에 대해 글을 쓰려면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교양서를 많이 읽어서 아는 게 많아야 한다. 수준 높은 지식과 정보를 풍부한 어휘와 멋진 문장에 담아놓은 교양서를 읽으면 지식과 함께 어휘와 문장도 익히게 된다.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

 한 번 읽어서 이해가 되지 않으면 한 번 더 읽으면 된다. 그래도 어려우면 세 번 네 번 읽어야 한다.

 힘이 든다고 해서 이런 책을 다 건너뛰면 개념과 논리를 배우지 못할 뿐만 아니라 어휘와 문장도 익히지 못한다.  그래서는 아무리 열심히 써도 글이 늘 수 없다. 


● 라인홀드 니버,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어떤 방법으로 우리는 개인의 도덕과 사회의 정의를 함께 실현할 수 있을까?

●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생태계의 다양성과 균형을 유지하면서 해충과 잡초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그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으며, 인간이 신을 만들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이기적 유전자의 생존기계인 인간이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리처드 파인만 강의, 폴 데이비스 서문, [파인만의 여섯 가지 물리 이야기]

    원자에서 거대한 은하계에 이르기까지 물질세계의 모든 운동을 지배하는 보편적인 법칙이 있는가?

●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상이한 철학적·도덕적 원리가 대립, 경쟁하는 상황에서 최대한의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 막스 베버,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직업을 신이 부여한 소명으로, 세속적 성공을 종교적 구원의 증거로 간주한 프로테스탄티즘과 이윤 추구를 동력으로 삼는 자본주의, 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는가?

● 소스타인 베블런, [유한계급론]

    사람이 끝없이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마음의 과학] 

    마음이란 무엇이며 우리 몸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가?

● 슈테판 츠바이크,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인간이 삶과 우주의 궁극적 진리를 알 수 있을까? 절대 진리를 안다고 확신하는 어떤 사람이 권력의 힘으로 그것을 만인에게 강요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 신영복, [강의]

    동양 문화의 궁극적 가치는 무엇이며 고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 아널드 토인비, [역사의 연구]

    사회나 국가, 문명도 자연의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탄생, 성장, 쇠락, 사망에 이르는 필연적 생애 주기를 가질까?

● 앨빈 토플러, [권력이동]

    권력의 원천이 폭력에서 부로, 다시 부에서 지식으로 이동해왔다면 폭력과 부에서 지식으로 넘어가는 21세기 권력이동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것인가?

● 에드워드 카, [역사란 무엇인가] 

    기록된 역사는 무엇을 보여주는가? 역사는 진보하는가?

● 에른스트 슈마허, [작은 것이 아름답다] 

    자연은 과연 언제까지 인간의 수탈과 착취를 용인할까?

● 에리히 프롬, [소유나 삶이냐]

     인간은 소유를 넘어 창조와 나눔에서 존재의 기쁨을 얻도록 스스로 변혁할 수 있을까? 만약 가능하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  장 지글러,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인류가 세계 인구 전체를 먹이고 남을 식량 생산능력을 확보했음에도 10억 명이 심각한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 장하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자본주의 또는 시장경제는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경제 시스템인가? 사람들은 각자 생산에 기여한 만큼 소득을 얻는가?

● 제레드 다이아몬드, [총, 균, 쇠]

     대륙에 따라 문명의 발전 속도가 크게 달랐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는가?

● 정재승,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우리는 물질과 우주 그리고 우리 자신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있는가?

● 제임스 러브록, [가이아]

     지구는 단순히 물질로 이루어진 행성인가, 아니면 생명을 가진 거대한 유기체인가?

●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우리 삶에서 자유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불확실성의 시대] 

 우리의 정치체제는 소수의 거대 법인기업이 지배하는 현대 자본주의 체제를 민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가?

● 진중권, [미학 오디세이]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과 표현 방법은 역사적으로 어떤 변화를 겪었으며 그런 변화는 왜 일어났는가?

● 최재천,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본질적으로 다른 존재인가? 인간이 동물에게 배워야 할 것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

● 카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 [공산당선언]

     국가는 공동체의 선을 실현하는 조직인가, 아니면 유산계급의 배타적 이익에 복무하는 도구인가?

● 칼 세이건, [코스모스]

     우주는 언제 탄생했으며, 미래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있는가?

● 케이트 밀렛, [성性 정치학]

     섹스에도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힘이 개입되는가?

● 토머스 모어, [유토피아]

     공공의 선과 사회적 정의를 완전하게 실현하기 위해 신분과 계급과 사유재산이 없고 모든 사람이 땀 흘리며 노동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가능할 인가?

● 한나 아렌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사람은 왜 악을 저지를까? 오로지 악한 사람만이 악을 저지를까?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시민의 불복종]

     정당하고 합법적인 정부가 불합리하고 부당한 행위를 할 때 의로운 시민은 어떤 방법으로 저항할 수 있는가? 다른 사람들이 침묵하고 방관하는 가운데 홀로 행동하는 것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 헨리 조지, [진보와 빈곤]

     생산기술이 진보하고 생산력이 크게 높아진 현대사회에서 빈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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