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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 Sep 15. 2016

서른하나, 나 아직 놀 줄 안다고

"유럽 클럽의 수도, 베를린" - 그렇게 특별한 건 없었다


"베를린이 유럽 클럽의 수도에요. 스페인에서 금요일에 비행기 타고 와서 주말 내내 클럽에서 놀고 돌아갈 정도에요. 핫한 행동을 하는 남녀도 클럽 곳곳에 있구요. ^^"

기독교인들이 메카를 찾는 것처럼, 유럽 젊은이들이 베를린을 찾는다는 건가?

유럽 여행 중 틈나면 들었던 팟캐스트『손미나의 싹수다방』. 그 중에 베를린 편이 있어 유심히 들었더랬다. 어행은 특히나 그 사람의 취향이 극명히 드러나는 것 중의 하나인데, 베를린 편의 게스트는 클럽을 사랑하는 분이었다.  베를린에 대한 다른 건 귀에 들어오지 않고 오직 한 문장만 머리에 맴돈다.


유럽 클럽의 수도, 베를린
유럽 클럽의 수도, 베를린


그렇다면 베를린 클럽을 놓칠 수 없지. 암스테르담 이후로 안 갔으니 가 줄 때도 되었다. 

유럽 클럽의 수도는 어떤 모습일까?

처음 가는 길이라 예상 도착 시간보다 15분 더 늦어졌다. 밖의 웨이팅 줄도 거의 없어 금방 들어갈 수 있었다. 다른 나라의 클럽에서도 흔히 듣던 팝송, 힙합 음악에 귀가 웅웅 거린다. 스테이지를 중심으로 나선형으로 타고 올라가는 계단. 가벼운 마음으로 입장했는데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진다. 나처럼 혼자 온 사람들이 꽤 있을 줄 알았는데 죄다 친구들과 함께 왔다. 아무리 유럽 클럽의 성지라도 혼자서는 오지 않나보다. 무료로 받은 술은 다 마셔가는 중이고, 혼자 있기가 점점 뻘쭘해 온다. 아직 무르익지 않은 시간, 서로 눈치만 보며 춤추지 않는 건 세상 어느 클럽이나 똑같은가보다. 


그리고 어김없이 이어지는 빨간색 부비부비. 금세 그런 사람들을 피해다니느라 바빴지만, 근처 테이블에 붙어 있는 뜨거운 커플이 흐뭇한 눈요기가 됐다. ^^


이 클럽이 식상해져 근처의 다른 클럽에도 들어갔다. 클럽에 손님을 끌려면 역시 여성은 무료 입장이어야 하는지 Lady's night도 아닌데도 그냥 들어갔다. 클럽보다는 나이트클럽 분위기가 더 많이 나는, 어느 호텔의 지하에 있던 그 클럽. 전문 댄서들이 공연을 하고 있었고, 더욱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이 섞여서 놀고 있던 곳이었다. 


다른 나라의 클럽들과 그리 다른점을 잘 모르겠는데 왜 베를린이 유럽 클럽의 성지가 되었을까?


유럽에서 가장 젊은 문화가 탄생하는 곳이 바로 지금의 베를린이라고 들었다. 이전에는 파리였지만, 파리의 높은 물가와 집세를 피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베를린에 젊고 가난한 예술가들이 몰려왔단다.(특히 미테Mitte지구). 그들 덕분에 젊은이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자연히 베를린이 유럽 클럽의 수도가 됐을까? 사실 진짜 베를린 클럽은 아침 7시부터 시작이란다. 그 시간에 여행객들이 빠지고 진정한 로컬들이 노는 시간이기 때문이라는데... 아마 아침에 가면 다른 장면을 볼 수 있을까?


아무튼 베를린 클러빙을 마치고 어스름하게 해가 뜰 무렵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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