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은 눈이 아니라 귀로 그리는 것이다.

17화 : 당신의 소설에는 오디오 감독이 없다.

by 현영강

친절한 책을 읽다 보면 가끔 숨이 막힌다. 문장은 화려하다. 붉은 노을, 흐드러진 벚꽃, 높게 솟은 마천루, 폐허가 된 도시. 형용사를 총동원해서 눈앞에 그림을 그려주려고 애를 쓴다.


그런데 이상하게 지루하다.
왜일까?
​그 풍경이 '죽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정교하게 그린 그림이라도, 소리가 없으면 그것은 박제된 정물화일 뿐이다. 독자를 소설 속으로 끌어들이고 싶다면, 눈을 뜨게 할 게 아니라 귀를 열게 해야 한다. 청각은 공포와 현장감을 준다. ​침묵은 소리의 부재가 아니라, 또 다른 소리다.


​"방 안은 조용했다."


제발 이렇게 쓰지 마라. 세상에 완벽한 침묵은 없다.
진공 상태가 아닌 이상, 공간은 늘 어떤 소리로 채워져 있다. 그 '침묵의 소리'를 찾아내는 게 작가의 귀다.


​냉장고 모터가 웅웅거리는 소리.

형광등이 미세하게 깜빡이며 내는 지직거리는 소리.

옆집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부부 싸움 소리.

심장이 불규칙하게 쿵쿵거리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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