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을 즐기는,

13화 : 연료,

by 현영강

사람들은 고독을 두려워한다. 혼자 밥 먹는 걸 부끄러워하고, 주말에 약속이 없으면 불안해한다. 하지만 작가에게 고독은 공포가 아니라 '필수 자원'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연료'다.



나는 철저히 혼자다. 작업실(내 방) 문을 닫는 순간, 나는 세상과 단절된다. 대화 상대라고는 모니터 속의 커서와, 가끔 창틀에 앉았다 가는 비둘기뿐이다.



하루 종일 입 밖으로 내뱉는

단어가 10개도 안 되는 날이 허다하다.



누군가는 묻는다. "그렇게 혼자 있으면 안 외로워요?"



천만에. 나는 오히려 사람들 틈에 있을 때 더 외롭고 괴로웠다. 의미 없는 술자리, 영양가 없는 잡담, 군중 속의 고독이 진짜 고독이었다.



지금의 이 물리적 고립은 나에게 축복이다. 침묵 속에서 내 감각은 더 예민하게 깨어난다. 혼자일 때 나는 비로소 내 안의 목소리를 듣는다.



내 안의 우울, 내 안의 분노, 내 안의 찌질함까지. 그것들을 마주하고 해부해서 글감으로 만드는 과정. 그건 오직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만 가능하다.



물론 가끔은 사무치게 외로울 때가 있다. 새벽 3시, 글은 안 풀리고, 배는 고프고, 연락할 사람은 하나도 없을 때. 그럴 때 나는 그 외로움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한다. "왔어? 들어와. 한잔해." 고독을 손님처럼 맞이한다.



그리고 그 씁쓸한 감정을 문장으로 옮겨 적는다.



나의 소설 속 주인공들이 겪는 그 처절한 외로움은, 작가인 내가 뼈저리게 느낀 감정의 파편들이다. 내가 외로워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독자를 울리겠는가. 내가 고립되어 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단절된 인간의 심리를 묘사하겠는가.



그래서 나는 기꺼이 외톨이가 된다. 세상의 소음을 차단하고, 스스로 감옥에 갇힌다. 이 감옥은 내가 선택한 창작의 요새다.



고독해야 쓴다. 외로워야 보인다.

나는 오늘도 방문을 걸어 잠근다.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곳으로 숨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