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시간의 수집가

4화 : 시계를 사랑하는 사람

by 현영강

​K의 양손 손목에는 늘 각기 다른 빈티지 시계가 채워져 있었다. 한쪽은 1950년대 스위스산 수동 기계식, 다른 한쪽은 러시아의 어느 망해 버린 공장에서 찍어낸 군용 시계. 그는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시계를 차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에게 시계란 누군가 버리고 간 타인의 수명을 손목에 이식하는 주술적 도구에 가까웠다.



​"들어봐. 이건 1초에 여섯 번 진동해. 18,000비트지. 사람의 심박수와 가장 비슷한 템포야."



​K가 손목을 내 귀에 바짝 가져다 댔다. 틱- 틱- 틱- 미세한 쇳조각들이 맞물리며 내는 건조한 박동 소리가 고막을 파고들었다. 나는 조용히 주머니 속의 비상약 통을 만지작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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