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뇌가 아니라 짓무른 엉덩이로 버티는 형벌이다.

29화 : 재능이라는 알량한 환상

by 현영강

새벽이 깊어질수록 모니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빛이 안구를 사정없이 찌른다. 인공눈물을 때려 부어도 시야는 이미 탁하게 흐려졌고, 거북목으로 화면을 들여다보느라 굳어버린 뒷목부터 척추까지 뻐근한 통증이 기분 나쁘게 번져간다.



소화되지 않은 싸구려 탄수화물이 위장 어딘가에 딱딱하게 뭉쳐 있는 불쾌한 감각. 심장은 여전히 교감신경의 장난질에 속아 이유 없이 빠르고 불안하게 뛴다. 이것이 우아하고 지적인 ‘소설가’라는 직업의 가장 날것 그대로인 엑스레이 사진이다.



​사람들은 흔히 작가에게 ‘재능’이 있다고 추켜세운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영감이나 남들보다 예민한 감수성, 혹은 유려한 문장을 뽑아내는 선천적인 감각 따위를 재능이라 부르며 동경한다. 하지만 이 축축하고 고립된 방구석에서 뼈저리게 깨달은 진실은 전혀 다르다. 이 바닥에서 재능이라는 단어는 결코 그렇게 낭만적인 포장지로 감쌀 수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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