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하는 타르트와 플라스틱 포크

14화 : 타르트

by 현영강

햇살이 쏟아지는 통유리창 너머로 경쾌한 재즈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 카페. 평소라면 내 예민한 교감신경이 감당하기엔 지나치게 채도가 높고 소란스러운 공간이지만, 가끔은 이런 무해한 소음 속에 몸을 담그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심연만 들여다보며 살기엔 내 심장 박동이 너무 자주 피로해지니까.



​내 시선을 끈 것은 옆 테이블의 젊은 여자였다. 그녀의 앞에는 중력을 거스르듯 아슬아슬하게 쌓아 올린 산딸기 타르트와 바닐라 젤라토가 놓여 있었다.



​놀라운 건 그녀의 인내심이었다. 주문한 디저트가 나온 지 십 분이 넘도록 그녀는 플라스틱 포크를 들지 않았다. 대신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이밀고 일종의 종교 의식을 치르듯 요리조리 각도를 재기 시작했다. 좌우 측면, 항공샷, 접사, 심지어 채광을 맞추기 위해 쟁반을 이리저리 돌리는 손길에는 일말의 타협도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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