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 인간인가?!
방문이 열리고 익숙한 정적의 파괴자가 나타났다. 초저전력 인간, 사촌 동생 K가 하루 중 유일하게 생물학적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거실로 기어 나오는 시간. 그녀의 걸음걸이는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듯 발바닥을 장판에서 떼지 않고 스르륵 밀며 걷는, 이른바 '좀비 스텝'이었다.
부엌으로 직행한 그녀가 선택한 식단은 경이로울 정도로 효율적이었다. 가스레인지를 켜거나 도마를 꺼내 칼질을 하는 따위의 에너지 낭비는 그녀의 사전에 존재하지 않는다. K는 거대한 플라스틱 셰이커 통에 정체불명의 잿빛 미숫가루와 단백질 보충제, 그리고 물을 대충 때려 넣었다. 마치 젖은 톱밥이나 낡은 벽지를 끓인 듯한 텁텁한 냄새가 부엌 공기를 눅눅하게 채웠다.
"안 흔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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