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절친 맞춤 아주미 투어
친구가 스위스에 온다. 그것도 보통 친구가 아닌 나의 베프.
친구라 함은, 인생이란 열차를 타고 있다면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게 나의 인생에 승, 하차를 하는 이들이라 정의하는 나로서 영원한 친구는 없다고 생각했는데(친구들아, 미안하다!) 그런 와중에 18세에 만나서 지금까지 한국과 유럽이라는 물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쭈욱 내 곁에 있어 줬던 내 친구가 온다!
가고 싶던 대학에 똑떨어져 재수를 하던 암울했던 시기, 돈도 없는 것들이 T.G.I.F에서 눈물의 케이준 치킨 샐러드를 먹을 때에도 그녀는 내 옆에서 TTL쿠폰을 출력해 와 들고 있었고, 대학에 들어가 그녀가 나를 기억하는 아이템인 튤립 치마를 입고 온갖 폼을 잡으며 신촌 거리를 배회할 때에도 그녀도 신촌에서 나와 함께 폼 잡고 돌아다녔고, 독일 유학 시절 튤립 치마를 과감히 포기하고 카고 팬츠 입은 나를 방문해 독일이 너를 많이 변화시켰다! 며 식당에서 독일어로 슈니첼을 시키는 모습에 "스고이!" 쌍따봉을 날리던 그녀, 첫째 유나가 3살 때 여행차 갔던 뉴욕으로 짜자잔 나타나서 휘트니 미술관에 데려가 뉴욕 몇 대 스테이크 하우스라는 곳에서 고기를 사준 당시 워싱턴에 살았던 그녀, 그런 그녀가 스위스에 온다!
진박사라고 일컬어지는 내 친구는 "사람이 살면서 이런 것도 필요해?" 싶은 자젤 구레 하지만 핫한 아이템을 많이 알고 있어서 (또 써보면 하나같이 좋음) 박사라 부르기 시작했는데 실제로도 미술학 박사학위 소유자이다. 까칠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나와달리 그녀는 여기저기 친구도 많고, 볼일도 많아서 항상 바쁘게 산다. 결혼을 앞두고 청첩장을 돌리는데 만나는 친구마다,
내 베프 진박사, 잘 부탁합니다.
라고 해서 진박사의 남편은
어떻게 만나는 이마다 베프라고 하냐?! 며 놀랬다 한다.
친구라는 관계가 공감대가 있어야 정립이 되지만 그렇다고 같은 성향의 사람끼리 끌리는 건 아닌 것 같다. 진박사와 나는 정말 다르다. 서로를 신기해하며 답답해도 하며 짜증 내 하기도 한다. 우리가 얼마나 다른지는 다음의 일화에서 나타난다.
2002년, 서울
지금은 나에게 한국 최고의 케이크를 사 오라면 동공에 지진이 일어나겠지만(감 떨어졌음), 그 당시 서울에서는 단연코 La Lee 카페 라리의 케이크가 최고였다. 그곳에서 만나 커피를 마시기로 하고 나는 평소대로 약속시간 10분 전에 도착해 있었다. 직업병인지도 모르겠는데, 연주가 7시에 시작되면 6시에는 도착해서 숨 돌리고 옷 갈아입고 손 풀고서 대기해야 하는 나의 직업의 특성상 나는 약속시간에 늦는 법을 모른다.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카페에 도착해서 커피를 시키고 앉아있는데 그녀는 나타나지 않는다. 10분이 지나 약속 시간이 되고, 또 10분이 지나고 또 20분이 지나고.. 그년.. 앗 오타! 그녀는 나타나지 않는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으로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그때는 무작정 허공을 보며 기다릴 뿐, 지루하게 앞 테이블의 이야기를 자의반타의반으로 엿듣는 정도의 오락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30분이 지나고 전화를 해보았다.
"언제 오니? 오고 있기는 한 거니?"
그전에도 약속 시간에 15분씩, 20분씩 늦어도 봐줬는데, 이건 너무하잖아! 이미 열받을 대로 열받아서 목소리를 촥 깔고 물었다. 신기하게 벌써 23년 전 일인데 이 글을 쓰는 지금 그때의 심정이 어제 일처럼 느껴진다. 김. 은. 빡. 침.
"금방 가! 미안해. 머리 말리다 늦어졌어!!! 금방 갈게!!! 케이크 먼저 먹고 있어!!! 내가 살게!!!!"
아놔... 나 혼자 케이크 먹기 싫다고!!!!
그녀는 45분이 지나 배시시 웃으며 나타났고, 나는 후다닥 들어와 내 맞은편에 앉아서 무릎이라도 꿇고 싹싹 빌 채비를 하는 그녀를 향해 차분히 말했다.
"오늘이 나와 함께 하는 마지막 날이야."아디오스.
"그런 말이 어딨어!!! 언니 왜 그래!!!!!! 미안하다고!!! 진짜 죽을죄를 지었다고!!!!!!!"
불리할 때만 언니지. 실제로 같은 학년이지만 진박사는 82년 4월생으로 81년 5월생인 나와는 태생부터 짬밥이 다르다. 맞먹다가 자기 불리할 때만 마지막 수단으로 언니라고 부르지 말라고!
"야, 너 이렇게 사람 기다리게 하는 거 은근히 상대방 무시하는 태도야. 네 시간은 소중하고 내 시간은 안 소중해? 그거 passive aggressive야. 마지막이니 말해주는데 너 그렇게 살지 마."
나는 한다면 하는 여자다. 오늘이 저 얼굴을 보는 마지막 날이거니, 마지막으로 충고 하나 날려주고 손절하리라 마음을 먹고, 오늘은 이미 이렇게 된 거 할 말 다 하고 시원하게 헤어지자. 생각으로 물었다.
"근데 정말 궁금해서 묻는 건데, 넌 왜 항상 늦어?"
"내가 늦으려고 해서 늦는 게 아니라, (이게 뭔 당연한 소리? 늦으려고 의도적으로 늦는 건 ㅆ년이지, 쿨럭 언어 죄송 ㅎㅎ) 내가 생각한 모든 경우의 수가 딱 맞아떨어지는 시간을 계산하는 게 실제로는 그렇게 안 돼서 항상 늦어지는 거야!"
"경험치가 쌓이지는 않아? 예를 들면, 내가 이렇게 시간을 잡고 준비를 해 나갔더니 이만큼 늦더라. 그러면 다음에는 시간을 더 넉넉히 잡아야겠다. 뭐 이런 거. 바보 아니잖아. 산수는 할 수 있잖아."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진박사는 수능 모의고사를 보면 오답수를 손 하나에 꼽을 수 있었을 정도로 성적이 좋은 아이였다.
"그걸 알지만. 지금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 하는 것도 알지만! 그 잠깐의 할 일에 집중해서 알면서도 그게 잘 안돼! 아, ㅆㅂ 지금 안 일어나면 또 늦어서 윤나영이 GRGR 할 텐데 무서우면서도! 그게 안돼. "
"그게 네가 은연중에 사람을 무시해서야. 너 일 관련 약속에는 안 늦잖아. 돈 버는 일에는 맞춰 가잖아. 아무튼, 친구 하나 잃고 정신 차리기 바래. 오늘은 이미 나온 거, 재밌게 놀고 헤어지자. 그래야 네가 나를 더 그리워하지."
ㅋㅋㅋㅋㅋㅋ
20대 초반의 나도 참 징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누군가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때, 혹은 누군가에게 짜증이 났을 때, 이렇게 내 마음속의 이야기를, 깊은 빡침을 언성 높이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는 첫 경험이 진박사였다.
그녀는 내가 뭐라고 GRGR을 하건 깨갱 기죽은 와중에도 본인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 백만 스물두 가지를 대가며 나와 토론을 해나가는 동시에, 나의 이유 있는 깊은 빡침에 마음 상해하지 않으며 나의 마음속 이야기를 미련 없이 속 시원하게 털어놓게 했던 친구이다.
어쩌면, 그녀를 좋아하는 마음만큼 누군가와 갈등에 처했을 때, 내 마음속 이야기는 못하고 눈물만 줄줄 흘렸던 나에게 그녀는 내 마음속 이야기를 이끌어내 주는 첫 사람이었고(두 번째가 남편), 나는 그녀와 함께 할 때의 내가 좋아서 그녀와의 시간을 좋아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언제인가부터 그녀는 더 이상 약속시간에 늦지 않으며, 한국 방문 시 서울지리가 어색해져 버린 나를 차에 태우고, 우리의 찬란한 20대를 보낸 신촌거리, 남산, 압구정 투어를 시켜주는 참 고마운 친구이다.
2023년, 스위스 바젤
나는 그때 스위스 바젤에서 매년 열리는 미술 박람회 Art Basel에 가는 길이었다. 기차에 몸을 싣고 문득 진박사가 생각나서 문자를 보냈다.
나 지금 아트 바젤 가는 길이야. 그때 휘트니 미술관에서 네가 그림 설명해 줘서 좋았는데, 언젠가 아트바젤도 같이 가자!
좋겠다!! 거긴 또 얼마나 좋을까? 나도 언젠가는!
꿈은 뭐다? 이루어진다!
꿈은 뭐다? 깬다!!!!
ㅋㅋㅋㅋㅋㅋㅋ
-대화 끝-
2025, 서울
"나영아, 너 6월 초에 어디야?!"
"응? 나 스위스겠지? 왜?"
"나 남편이 베를린에 출장을 가는데 거기 따라가면서 너한테 갈까 하는데 그때 시간 괜찮아?"
"대박! 응응! 괜찮아. 그러고 보니 그때 아트바젤 기간이네! 너 와서 같이 가자!"
"옴마, 대박! 진짜 꿈이 이루어지네."
"꿈은 뭐다? 이루어진다!"
ㅋㅋㅋㅋㅋ
나의 한국 방문 기간 동안 갑자기 정해진 진박사의 스위스 방문 일정. 친한 친구에게 내 삶을 보여줄 생각에 설레었다.
2025년, 6월 바젤
꿈은 이루어졌다. 그녀와 나는 아트 바젤이 열리는 스위스 바젤의 기차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전날 독일 프랑크 푸르트에 도착한 진박사는 오전에 기차를 타고 4시간가량 남쪽으로, 나는 루체른에서 출발 북쪽으로 1시간가량 기차를 탄 후 만나서 아트 바젤을 즐긴 후 함께 루체른으로 갈 계획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73시간, 스위스에서 최고의 시간을 친구에게 선사하고자 짜 본 아주미 투어의 일부를 공유하려 한다. 휴가시즌의 시작으로 요즈음 루체른 시내에 한국인 관광객이 눈에 심심치 않게 띄던데, 융프라우, 인터라켄도 좋지만 이거 저거 다 해본 스위스 아줌마가 소개하는 현지인 스위스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단, 이 아줌마가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추구하여 다이내믹한 것과는 거리가 머니 취향이 다른 분들은 믿고 거르시도록!
Art Basel
6월에 스위스에 올 일정이 있는 분들은 아트 바젤이 열리는 기간을 꼭 확인해서 가보시길 권한다. 나의 경우에는 미술 하는 친구들(특히 진박사), 아트 비즈니스에 몸담고 있는 남편 덕분에 더욱더 관심이 생겼지만 아트 바젤은 예술 작품을 보는 것 이상의 재미가 있다.
바스키아, 워홀, 알렉스 카츠 등등 미술계의 최고 핫피플들의 작품 실물 영접은 말해 모해, 세계 곳곳에서 모인 아트 러버, 컬렉터, 또 갤러리스트들을 보는 재미(자고로, 구경 중 최고봉은 사람구경), 박람회장 중앙에 위치한 야외 푸드 코트에서 한잔에 45000원짜리(!), 두 잔에 90000원 되겠습니다 샴페인 사서 홀짝이며 사람 구경하고 앉아있기, 등등 한국에서 미술관을 가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미술 박사님 진박사와 함께 해서 올해는 더더 행복했다.
미술인 친구와 함께 미술품을 본다는 건 평소에 궁금하던, 어디 가서도 물어보기 애매한 고품격 질문을 해소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하얀 도화지에 붓으로 한 번 찍(물론, 이건 무지한 나의 표현임. 작가님들 죄송합니다.) 그어놓고 엄청난 가격을 붙이고 있는 작품들을 보며,
"저런 작품 보면 물론 그 뒤에 깊은 의미가 있겠지만 저건 나도 하겠네. 이런 흑화 된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 너는 어때?"
어때요, 제 고품격 질문? ㅎㅎㅎ
"나도 똑같아. 특히 현대 미술 보면서 참 애쓴다. 의미 부여하느라. 같은 작가로서 이런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야. 얼마나 설득력이 있느냐가 관건인 거지. 어떤 작품은 기깔나는 컨셉에 머리 한 대 띵 맞은 것 같게 하기도 하거든. 그리고 저게 저래 보여도 저 느낌을 내기 위한 밑작업, 그리고 붓놀림을 엄청 생각해서 한 걸 거란 말이야."
아... 맞네. 무식한 음악인은 잠시 아. 닥 모드로 전환하겠습니다.
참고로, 아. 닥 모드란 공부 많이 하신 분, 미술 박사 진박사가 만들어낸 말로, 아가리 닥침 모드입니다. 아, 고급스럽다!
Bürgenstock Resort
Taverne 1879
https://burgenstockresort.com/en/our-hotels/taverne-1879
이곳 Bürgenstock Resort는 1873년에 지어진 곳을 아랍 오일 머니가 들어와 레노베이션을 한 곳으로 럭셔리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곳이다. 첫 몇 해동안 한국에서 가족들이 올 때마다 갔었는데, 나의 친언니가 그곳에서 머물며 나에게,
"방금 동생 잘 뒀다 생각을 40년 인생 처음으로 했어."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한 곳이다.
리조트가 꽤 커서 서로 다른 매력의 호텔이 4~5개 있는데, 우리가 지내본 결과 다 좋다.
스위스의 럭셔리 리조트라 가격이 사악한데, 그중에서도 우리로 치면 한옥 스테이 정도의 느낌인 스위스 전통 집, 샬레 체험을 할 수 있는 Taverne 호텔은 리조트의 편의는 이용하면서 개중에 가격이 너무 오바스럽지 않아 한국에서 와 스위스의 럭셔리 샬레를 체험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방값이 개중에 합리적이라는 거지 싸지는 않지만(2인 기준 2025년 7월 현재 1박에 368프랑), 스위스 내에서는 어딜 가도 그 정도 가격은 낼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며, 그냥 방문해서 먹으려면 정말 비싼 호텔 내 조식과 224프랑인(2025년 7월 기준) 2인 기준 루체른 시내와 호텔을 왕복하는 배 1등석을 무료로 제공해 주는 걸 감안하면 꽤 괜찮은 딜이다.
산공기 마시며 독서를 하거나 산책로를 걷기에도 최적화된 곳이며, 테니스나 골프 혹은 스파를 즐기기에도 더없이 좋다. 함께 맛있는 스위스 전통 음식을 먹은 후 친구를 두고 나는 집으로 왔는데, 친구가 혼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해서 나도 행복했다.
중간중간에 친구 집에서 열무 비빔면으로 혀를 초기화
먹어본 사람은 안다. 해외에서 지인 집에 놀러 가 한식을 먹으면 그 음식을 해 준 이는 평생 은인이 된다. 나도 처음 유학 나왔을 때 집으로 불러 한식을 해 준 이들이 아직도 생각나고 고맙다. 지인이 없다면? 현지에 있는 한국 식당을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해외의 한식 문화가 어떻게 자리 잡아가고 있는지, 유럽에서 한류가 얼마나 막강한 영향을 떨치고 있는지 느껴 볼 수 있는 찬스다.
"우리 집에 있을래?"
처음 진박사의 스위스행을 알게 된 후 제안했다. 우리 엄마, 아빠, 언니가족, 이모들을 제외하곤 잘하지 않는 제안이다. 더 어렸을 때는 신나서 즐거운 마음으로 호스트를 했었지만, 이제는 딸린 식구들 케어해 가며 손님을 맞이할 에너지가 나에겐 없다. 호스트를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손님 입장에서는 먹던 밥상에 숟가락 하나만 얹으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결코 그렇지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보러 한국에서 와주는 절친, 73시간 그 짧은 시간이 아까워 우리 집에 끼고 있고 싶은 마음이었다. 외국 생활 경험도 있는 친구라 센스 있는 손님일 거라는 믿음도 있었다.
"아냐, 너랑 원수 되기 싫어. 호텔에 있을 거야."
"무슨 원수야! 우리 집에 있어도 돼!"
"아니, 나도 그게 편해."
더 이상 권하지 않았다. 느낌 아니까. 호스트도 호스트지만 누군가의 집에 손님으로 가서 신세 지는 게 편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안다. 결과적으로 각자 조용한 아침시간을 보내고 수다와 에너지 충만하게 10시쯤 만나서 시작하는 하루는 깔끔하고 매력적이었다. 뭐든지 아쉬움을 남기는 만남이 더 소중한 법이다. 센스 있는 내 친구 칭찬해!
루체른 호수에서 수영하기
루체른 호숫가에서 진박사가 물었다.
" 이 풍경을 매일 보면 나중엔 시들해져?"
"아니, 절대 질리지 않아. 올 때마다 감탄하고 또 감탄해."
사실이다. 루체른 시내에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알프스 산은 볼 때마다 경의롭고, 과학과는 거리가 먼 예술가인 나도 판 구조론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슬픈 사실은 멀리 보이는 산꼭대기에 내가 스위스에 처음 왔던 2012년에만 해도 사계절 내내 만년설을 볼 수가 있었는데 몇 년 전부터 여름에는 볼 수 없어졌다.
이 호수를 눈으로 보기만 하면 안 되지. 직접 들어가서 빙하가 녹은 물에서 수영을 하면 그 느낌이 또 다르다. 세상 좋다! 유명한 관광지 가는 것도 좋지만, 하루 일정 과감히 포기하고 루체른 호숫가에 자리 잡고 느긋하게 먹고 마시며 호수에 들어갔다 나왔다 들락날락하는 경험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될 것이라 자신한다!
여행이 끝난 후 친구는 한국으로 돌아가 또,
"사람이 살면서 이런 것도 필요해? 응, 필요하네."
싶은 물건과 아이들의 선물을 바리바리 싸서 소포로 보내주었고, 이 글을 쓰는 순간 그녀와 몇 시간에 걸쳐 함께 했던 밤의 수다가 그립다. 친구야, 또 와! 다음번엔 남편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