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이 맞닿은 면

뫼비우스의 띠 (2018.07.27. 금요일 한여름의 뜨거운 맑음)

by 재생지

퇴근길.


한낮의 열기는

내일 아침까지도 이어질 듯하다.

그리고, 그다음 날에도.


같은 길, 같은 시간.

신호에 걸려 멈췄다가,

다시 움직이고,

또 멈추는 길.


라디오에서는

어제와 같은 광고가

오늘도 같은 구간에서 흘러나온다.


살면서

이렇게 자주

인생과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었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나는 지금

오늘을 지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이미

내일의 한쪽 면에

발을 디디고 있는 걸까.


집에 도착하면

오늘은 끝났다고 말한 텐데,

눈을 뜨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같은 하루가 시작될 것이다.


끝난 것 같았던 하루가

다시 이어지고,

시작이라고 믿었던 내일이

어제의 연장처럼

느껴지는 순간들.


우리는

미래를 이야기한다.


“언젠가”라는 말속에

꿈과 기대,

그리고 약속을 넣어둔다.


하지만

막상 살아내는 건

언제나 지금이다.


미래를 꿈꾸며

오늘을 살아가고,

어느 날 문득

그 미래의 어딘가에서

오늘의 이 순간을

떠올리게 되겠지.


어쩌면 인생은,

시간의 직선이 아니라

기억과 아득한 내일이

맞닿은

띠와 같은 면 위를

걷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시간의 순서로

나열하는 것이 아닌

돌아보면

같은 면 위에 서 있고,

끝이라 여겼던 지점이

어느새 시작처럼 이어지는 것.


지금 이 하루가

언젠가

아무 이유 없이

그리워질 날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살아지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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