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삼킨 날

Day 1(2018.08.08. 수요일 흐림)

by 재생지

아침 일찍

병원에 도착했다.


입원 수속을 마치고,

하얀 복도로 이어진 병동의

끝 방으로 안내받았다.


납차폐실의

묵직한 문이 닫히자

공기의 질감이 달라졌다.


조금은 무겁고,

낯설었다.


오늘,

몸속에

방사성 요오드를

삼키는 날이다.


차폐막 건너로

약이 건네졌다.


묵직하고 단단해 보이는

용기 안,

작은 캡슐 하나.


그 한 알이

내 몸속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병실 문이 닫히고,

나는 혼자가 되었다.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도,

복도 끝의 대화도

이제 이 방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핵의학과에서 들었던

설명과 모의 연습을 떠올리며

방송을 통해

다시 안내를 받는다.


“한 번에 삼키세요.”


짧은 말이었지만,

그 말의 무게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조용히 침대에 앉아

내 안으로 들어간

빛을 느껴본다.


빛은 언제나,

보이지 않는 것을

먼저 찾아간다.


몸속 깊은 어둠이

조금씩 정리되는 기분.


마치

오래된 먼지를

천천히 털어내는 것처럼.


이 차폐실에는

CCTV가 있다.


“계속 움직이세요.”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안내음이 반복된다.


작은 방 안을

천천히 걸으며

내 안의 빛이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가 본다.


창밖의 하늘은

회색이었다.


비가 올 듯,

오지 않을 듯.


습한 여름 공기가

유리창에

달라붙어 있었다.


금식은 끝났고,

나는

그저 조용히

앉아 있었다.


하루라는

긴 시간을 견디며

몸 안의 빛이

제 역할을

다하길 기다렸다.


오늘은

말 그대로,


빛을

삼킨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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