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에서 나를 꺼내며

비교 너머 (2018. 09. 25. 화요일 맑음)

by 재생지

저녁을 함께하는 시간,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TV 속 누군가가 화제로 올랐다.


재력가이면서도

요리도 잘하고,

아이들에게도 정성을 다하는 사람.


화면 속 그는

무언가를 참 잘 해내고 있었고,

그 모습이

자연스럽게 ‘부러운 사람’으로

소비되고 있었다.


아내의 말처럼

우리는 누구나

다른 이의 장점을

쉽게 부러워한다.


그들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대게

완성된 장면이고,

공들여 포장된 순간이며,

반짝이는 일부일 경우가 많다.


그 몇몇의 모습만으로

마치 그들은

장점으로만 이루어진

존재인 것처럼 여긴다.


그리고 그 틀 안

조용히

우리 자신을 끼워 넣는다.


비교하고,

부러워하고,

어쩐지 뒤처진 듯한 마음에

씁쓸함을 삼킨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 하나를

조금 달리 보려고 했다.


남의 장점을 보며

자극을 받고

동기부여를 얻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 있을

힘듦과 망설임,

보이지 않는 한계까지

함께 떠올려보는 쪽으로.


누구의 삶도

빛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살아오며 조금씩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남에게만 보내는

칭찬과 부러움,

그리고 그 앞에서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태도는

어쩌면

자기 안에 가지고 있는

‘알맹이’를

제대로 보지 못해서 생기는

마음인지 모른다.


차라리

남의 부족한 부분을 보고

그 사이에서

내가 가진 채움을 발견하는 것이

조금 더

정직한 비교가 아닐까.


누구나 부족하다.

누구나 어딘가 비어 있고,

누구나 어딘가

넘쳐 있다.


비교는

그 빈자리를 환하게 드러내지만,

나의 시선은

그 채움의 부분을

비로소 보게 한다.


우리는 때때로

남을 험담하며

잠시 위안을 얻기도 하고,

또 어떤 날에는

스스로의 부족함만 들여다보며

불편을 키우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행복의 시작은


남이 가진 것보다

내 안에 남아 있는 것,


이미 지나온 시간 속에서

내가 이루어낸 것들,


내가 지닌 단단한 알맹이를

조용히 바라보는

데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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