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상남자
※ 참고 사항
구급대원 썰수첩은 구급대원들이 겪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쓴 글입니다.
새벽 2시에 출동벨 소리가 울린다.
‘여자친구가 만취했는데 경찰에서 여기로 전화하라고 했다.’
구급대원들이 졸린 눈을 비비며 출동한다.
현장 도착 전 신고자에게 전화한다.
수화기 너머 들리는 경상도 사투리.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
길거리에 누워서 자는 30대 여성.
키 188에 금목걸이를 차고 짧은 스포츠 컷을 한 젊은 30대 남성 신고자.
활력징후를 측정하려는데 신고자가 말한다.
"마! 마! 일어나라 가스나야, 젊은 동생들 달라붙어서, 이게 뭐 하는 기고"
구급대원1이 말한다. 혹시 환자분 신분증이랑 핸드폰 가지고 있나요?
"와 그게 필요한 겁니까. 제가 책임질 테니 병원에 데려다 주이소"
구급대원1이 무표정으로 물어본다.
“남편이신 거죠? 그럼 환자분 가방이라도 챙겨주시겠어요?”
남자가 사투리로 말한다.
"남편 아입니더. 남자친구입니다. 근데 전 그런 거 죽어도 못듭니더"
구급대원1: 네? (당황)
병원에 도착한 구급대원들
만취한 환자와 그 남자친구는 원무과 직원에게 주민등록번호를 말해주지 못한다.
병원 원무과 직원이 말한다.
"이럴 땐 접수가 안 돼요"
갑자기 언성이 공손하게(?) 높아지는 예의바른(?) 남성.
“아 그렇심까?
(만취해 주들 것 위에 누워있는 여성의 머리채를 잡으며) "야이! 가스나야!" 뭐노?
얼마나 세게 잡았는지 여성이 손을 허우적대다가 옆의 김행복 대원의 팔뚝을 잡으려 한다.
다시 만취한 여성의 머리채를 잡으며 남자가 말한다.
"어딜 쉬바 다른 남자에게 앵기노!!"
당황한 구급대원이 반쯤 겁에 질려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운전원 선임도 경계하는 눈빛으로 상황을 지켜본다.
“혹시 이분 가족? 지인? 안 계세요? 아니면 이분 사는 곳이라도 모르시나요?”
갑자기 신고자 남성이 잠깐 밖으로 나가자고 한다.
"선생님요. 잠깐 밖으로 나가서 이야기 좀 합시더"
덜컥 겁에 질린 김행복 대원
밖으로 나가자마자 남성이 김행복 대원에게 말한다.
“지는, 마. 다 해주고 싶슴더, 여기서 내시경도 해주고, 머리도 찍어주고, 예 영양제도 놓아주고….”
“아, 그게….”
"제가 병원비랑 다 낼 테니 책임지게 해주소!"
“아….”
“제 이름으로 접수하고 검사하게 해주소!"
말을 잇지 못한 구급대원이 드디어 입을 열기 열어 말을 하기 시작한다.
“응급실은 건강검진하는 곳이 아니에요. 보호자분…. 다른 보호자 없으세요?”
잠깐 망설이던 경상도 남자가 잠깐 주춤 후 당당히 말한다.
"사실 우리 불륜입니더."
구급대원1은 이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아........................................................ 네................................................”
결국 접수를 할 수 없었던 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