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 카페 '킨들'
우리가 사는 이 공간, '도시'에 대해 탐구하는 자리.
LOCAL-IN은 로컬과 도시 곳곳을 쏘다니는 청년들에게 '마음의 휴식처'가 되어주는 공간과 카페에 대한 오브젵 편집부의 시선을 담았습니다. 특정 공간과 카페를 소개하지만 마냥 소비하는 페이지가 아닌, 그 동네에 대한 탐색과 공간의 어우러짐을 담고자 합니다.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완성되지 못한 '미완(未完)'의 맛이라고 여기기엔 조금 아쉽다.
한쪽에는 공사 펜스가 길게 늘어서 있고, 다른 쪽엔 오래된 시장 골목이 여전히 분주하게 흐른다. 몇 발짝만 옮기면 2호선의 지선을 따라 흐르는 청계천과 생태하천공원을 만날 수 있으며, 거기에서 조금만 더 걸으면 왕십리와 마장동의 활기도 만날 수 있다. 물론, 이대로 2호선을 타고 쭉 가면 바로 그 '힙한' 성수동까지 닿는다.
그 사이 어딘가, 이곳은 늘 무언가에 끼여 있는 동네.
잠시 머물러 서 있기만 해도, 과거와 미래가 동시에 스치는 바로 이곳, '낀-세권' 용답동을 쏘다녀 봤다.
용답동에서 뜨내기 청년이 여유를 즐기며 오래 머물 자리를 찾는 일은 의외로 쉽지 않다. 시장의 분식집은 금세 자리를 내줘야 할 것 같고, 프랜차이즈는 빠르게 오가는 사람들에 치여 후다닥 일어서기 십상이다.
일단, 앉아서 시간을 죽일 수 있는 공간을 만나기 꽤 힘들다.
재래시장을 지나 생태하천(청계천) 공원과 맞닿은 용답역 바로 앞까지 걸어와도 이러한 상황은 여전하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앉아서 떠들 수 있는 카페라곤 프랜차이즈 카페 1곳 뿐이었다.
코로나를 극복하고 처음으로 찾은 오늘은, 다행히 한 곳이 더 늘었다.
카페 킨들(KINDLE)이다.
카페 킨들(KINDLE)에서는 6종의 원두를 드립커피로 내려 휘낭시에 4종과 함께 즐길 수 있다.
가볍게 마시고 싶다면 카페 오리지널 블렌딩 원두로 내리는 아메리카노도 좋은 선택.
커피는 과일 주스의 상큼함보다 좀 더 고소한 향미에 산뜻한 마무리감이 인상적.
휘낭시에는 매일매일 카페에서 직접 굽고 있다. 종종 품절되기도 하는지, 하루에도 여러 번 굽고 있었다.
낮에는 산책을 나온 어르신들이 용답역과 생태하천공원, 그리고 재래시장을 오가며 카페에 앉아 있는 젊은이들을 살피고, 해가 기울면 공원길을 따라 들어온 청년들이 시끌벅적하게 주변을 채운다.
평균 연령이 마흔을 넘긴 동네지만, 창가를 매개로 두 개의 시간이 겹쳐 앉는 점이 특히 매력적.
로컬에서 살아간다는 건 결국,
우리가 다 함께 머물 수 있는 자리를 오늘 하나 더, 이렇게 발견하는 일을 수반하는 건 아닐까.
뜬구름처럼 스쳐가는 청년도, 느긋하게 앉아 있을 수 있는 자리.
그 존재를 다시 찾고 나니
용답동의 번잡함이 내게도 아주 조금, 다시 보이는 것만 같다.
OBJET INSIDE ※001 | 서울시 성동구 용답동
왕십리·답십리 뉴타운의 개발 흐름과 청계천·중랑천 생태하천공원, 그리고 여전히 남아 있는 전통시장의 향수까지. 이곳에 가면 살짝 거칠게 레이어링된 서로 다른 타임라인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