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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우 Feb 28. 2020

A는 크림 용기를 쓰지 않는다

화장품 용기의 세계

  화장품 회사에 다니는 A는 주변에서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화장품 고를 때 뭐 보고 골라? 성분?" 


 성분뿐만 아니라 가격, 디자인, 제형, 향 등등 사람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다르겠지만 A는 늘 한결같이 대답한다. "용기! JAR 타입이면 아무리 좋다고 해도 거른다!"





1. A가 용기를 차별하는 이유


  A는 트러블 피부로 세균에 민감하다. 여드름 압출로 늘 피부에 상처가 있기 때문에 세안과 같은 필수적인 일이 아니라면 얼굴에 절대 손을 대지 않는다. 그런 A가 구매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용기"이다. 


  어느 순간 A는 단지형(JAR타입, 크림 용기) 용기에 들어있는 제품을 쓸 때면 트러블이 더 잘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처음 사용할 때는 괜찮지만 반이상 사용하다 보면 80%의 확률로 트러블이 심해졌다. 

  스패츌라를 소독해서 사용해보기도 했지만 귀찮음을 이길 정도로 사용하고 싶은 제품이 있지도 않았다. A는 자연스럽게 크림 용기를 기피하게 되었다. 제형에 직접 손이 닿지 않는 펌프형 용기를 선호하게 된 것도 그때부터였다.


<펌프형 용기>






2. 세상에 나쁜 용기는 없다


  피부 특성 때문에 크림 용기를 기피하게 되었지만, 크림 용기가 나쁜 것은 절대 아니다. 세상에 다양한 용기가 존재하는 이유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크림 용기의 장점 중 하나는 꾸덕한 제형을 담기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리치한 보습이 필요한 건성피부들에게 잘 맞는 제형의 내용물은 대부분 크림 용기에 담긴다. 되직한 제형을 펌프 용기에 담을 경우 내용물을 잘 빨아들이지 못하거나, 내부에서 굳어 펌프가 막히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내용물을 원하는 만큼 조절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정 부위에 소량만 바르고 싶다거나, 온몸에 듬뿍 퍼서 바르고 싶은 소비자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다.






3. 세상에는 완벽한 용기도 없다


  "그렇다면 네가 제일 좋아하는 용기는 뭐야?"


  피부 고민 때문에 특정 용기를 기피하긴 하지만 A는 "네가 쓰기 편할 것 같은 용기로 선택해!"라는 답변을 가장 선호하는 편이다. 세상에 완벽한 용기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용기는 장단점이 존재한다.


  앰플과 에센스가 많이 담기는 스포이드 형태 용기는 묽은 제형을 담기에 좋다. 펌프형에 묽은 제형을 담으면 펌프 입구 부분에서 내용물이 흘러 지저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스포이드 관을 길게 만들 경우 운송 중 유리관 파손 위험이 있어 내용물을 끝까지 사용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스포이드 유리관>



  튜브, 에어리스, 스프레이, 유리 용기, PEP 용기, PP 용기 등등. 다양한 형태와 소재의 모든 용기들이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모두 개발 단계에서 내용물과의 궁합을 맞춰 나온 제품들이라 사용자가 쓰기 편한 용기를 선택하면 되지만, 용기의 장단점을 알고 있다면 조금 더 재미있게 '나'에게 더 적합한 용기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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