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놓치기 쉬운 클렌저의 진실
하루 동안 세안을 두 번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한 번, 퇴근 후에 한번.
아침에는 기름진 얼굴을 물로만 닦아내고, 퇴근 후에는 클렌저를 이용해 세안을 한다. 클렌저는 여러 종류를 쓰지 않고 나한테 맞는 딱 한 가지만 사용한다. 다만 깨끗하게 세안된 느낌이 없으면 두 번, 세 번 동일한 클렌저로 반복한다.
남들에게 조언을 해줄 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피부를 지키고 싶다면 다른 무엇보다 클렌징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피부관리를 할 땐 양보다는 질을 따져야 한다. 단계가 많은 것은 오히려 독이 되며 어떤 제품으로 얼마나 깨끗이 노폐물을 제거하느냐가 피부를 좌우할 것이다.
클렌징에 대해서 할 이야기가 많은데 오늘은 '클렌저 제품'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놓칠 수 있는 문제 몇 가지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혹시 클렌징을 한 후 피부가 뽀득뽀득한 느낌을 좋아하는 분이 있는가?
아마 지성 피부를 가지신 분이나 남성분들 중 그런 분이 많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피부가 팽팽하고 뽀득뽀득 하면 청량감이 들고 피부가 완전히 깨끗해진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뽀득뽀득한 세안은 피부를 과도하게 씻어내고 있다는 증거이며, 실상은 매우 자극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 이 자극은 오히려 피부에 트러블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사람의 피부는 PH 4.5-6 정도의 약산성을 띄는 항균 막으로 덮여 있는데 과도한 클렌징은 이 약산성 장벽까지 씻어내 버릴 위험이 있다. 피부 장벽이 무너지게 되면 피부 저항력이 약해져 세균이 침투하기 쉽고 이는 피부 트러블로 이어진다.
하얗고 우유 같은 풍성한 거품 역시 피부에 뽀송뽀송함을 줄 것 같지만, 그것의 원리는 계면활성제 함유량에 있다. 거품이 풍성할수록 순한 성분과는 거리가 먼 제품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평소에 풍성한 거품과 뽀득뽀득을 즐기지만 예민한 피부의 소유자라면 아쉽지만 다른 즐거움을 찾아보면 어떨까.
고체 클렌저는 그냥 되도록이면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지인은 극구 말린다)
고체 클렌저는 어떤 형태로든 피부에 도움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 왜일까?
앞서 언급한 뽀득뽀득과 풍성한 거품의 결정체인 비누.
비누는 이미 여러 실험과 논문을 통해 피부에 지나치게 자극이 된다는 사실이 증명된 바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알칼리 성분이다.
알칼리 성분은 피부를 보호하는 각질층을 파괴하여 피부 세포의 결속력을 떨어뜨리고 피부의 수분 유지 기능을 저하시키며 피부에 미세한 균열을 만들어 세균이 침투하기 좋은 상태를 만든다. 올리브 오일, 호호바 오일 등 좋은 오일을 첨가한 천연 비누들이라 할지라도 문제는 비슷하다.
당장은 피부 회복 능력으로 인해 문제가 없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서서히 피부 장벽이 손상되고 PH의 균형이 깨지고 있음을 가까운 미래에 깨닫게 될 것이다.
건성피부, 민감성 피부, 여드름 피부, 아토피 피부 (결국 모든 피부)인 분들은 비누를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
일반 비누와는 달라 보이는 특수한 고체 클렌저들도 있다.
PH가 낮고 피부 자극도 덜한 성분으로 구성돼서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클렌저를 고체 상태로 유지해주는 성분 자체가 피부에 흡수되어 모공을 막을 수 있고 피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고체 유지 성분은 가능하다면 피부에 닿지 않으면 좋을 성분일 뿐이다.
결론은 고체보단 액체에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앞서 언급했던 제품의 '질' 이란 무조건 좋은 첨가물, 비싼 제품을 의미하는게 아님을 말씀드리고 싶다. 내가 말하는 '질'은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면서도 내 피부에 가장 잘 맞는 제품 '하나'로 최대한의 목적 달성을 의미한다.
혹시 클렌저에 비싼 돈을 투자하는 분이 계신다면 조심스레 그만 두시길 추천한다.
비싼 클렌저는 보통 '기능성 제품'이라고 해서 이거 저거 좋은 성분을 넣었음을 강조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클렌저는 피부를 세정하고 깨끗하게 씻어내기 위한 제품이며 그런 성분들 위주로 구성이 되어있다.
얼굴에 남아있는 노폐물을 흡착해서 효율적으로 제거해야 하는데 그 외에 미백, 주름개선, 항산화 등의 '좋은' 성분이 과연 어떤 식으로 피부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보면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챌 수 있다.
일단 좋은 성분이 피부에 흡수가 되어야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아무리 비싼 성분이 들어있더라도 노폐물이 범벅된 얼굴을 씻지도 않고 흡수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설령 피부에 흡수가 될 수 있다 하더라도 어떤 효과를 나타낼 틈도 없이 물로 씻겨 내려가 버릴 것이다.
당신이 쓰고 있는 클렌저 제품은 얼마인가요?
사실 클렌징은 매우 다양하고 각자의 주관에 따라 수많은 방식이 존재하기 때문에 다루기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참고할 부분은 참고하고 스스로가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더 이상 화장품 소비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소중한 피부를 지키기 위해 속지 않으려 공부를 하고, 깐깐히 판단하고, 현명한 소비를 하고자 노력한다.
나는 그 모든 분들에게 보탬이 되는 글을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