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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리메 Nov 27. 2016

리옹 생텍쥐페리 공항

@France

답사 일시: 25/11/2016



리옹 공항에 온건 이번이 두 번째다. 원래였으면 오늘은 탑승수속만 마치고 바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을 예정이지만, 일정이 제대로 꼬이는 바람에 스키폴행 비행기는 내일로 변경하고, 그렇게 시간이 남아돌아버렸으니 오늘은 오랜만에 제대로 공항 구경을 해보기로 했다. 




리옹 생텍쥐페리 공항

생텍쥐페리 국제공항(Aéroport Lyon Saint-Exupéry)은 프랑스 리옹의 국제공항으로 에어프랑스, 이지젯의 프랑스 제2의 허브공항이며 프랑스 국내선, 유럽, 북아프리카 노선 위주의 항공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리옹 시내에서 공항으로 갈 수 있는 대중교통은 2012년에 리옹 파르디유 역에서 공항으로 이어주는 트램이 유일하고 또 다른 교통수단이었던 셔틀버스 Satobus는 공항-리옹 시내 간 운행을 중지하였다.


약어: LYS

공항 면적: 2000만㎡  

여객터미널 수: 3동

운항 노선: https://www.lyonaeroports.com/en/flight-and-destinations/all-destinations-from-lyon-saint-exupery-airport-lys 

(출처, 참고: 위키피디아, 리옹 공항 공식 홈페이지 https://www.lyonaeroports.com/en/)


이렇게 찾아보니 이지젯이 제2 허브 거점을 리옹에 잡아두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이지젯은 라이언에어와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투탑 LCC(저가항공사) 중 하나인 영국 회사다. 어쩐지 늘 여행 계획을 잡으려고 할 때마다 리옹에서 출발하는 대부분의 저렴한 가격의 노선은 이지젯이 잡고 있었던 것이다. 궁금증이 해결되었다.







리옹 공항에 온 건 이번이 두 번 째지만, 이미 이 공항에 오면 해야 될 일은 내게 정해져 있었다. 바로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마시는 것.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흔하디 흔한, 그리고 파리나 리옹 시내에서도 비교적 많이 볼 수 있는 스타벅스는 어째서인지 그르노블에는 매장이 없다. 스타벅스 없으면 못 살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일본에 있을 때 카페에 간다 하면 거의 스타벅스로 갔었던 버릇이 은근 남아있었는지 예전에 공항에 처음 왔을 때 스타벅스를 봤을 때의 반가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리옹 공항에서 스타벅스 음료를 마실 기대를 하고 그 전 몇 주간은 커피를 참을 정도니.  이 날은 공항 구경하기에 앞서 아침에 비행기 놓쳐서 망친 내 기분도 풀 겸 다시 다른 비행기를 검색해 볼 겸 달달한 걸 마셨다.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품인 퍼지 핫초코(FUDGE HOT CHOCOLATE)를 마셨는데, 내 기분을 풀어주기에 딱 알맞은 정도의 달달함이었다. 



탑승객을 맞이하고 있는 브뤼셀 항공 비행기


다행히 직전 구매 치고는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의 암스테르담행 비행기를 찾을 수 있었고, 나는 다시 기분을 풀고 마저 남은 핫초코를 다 마신 후 본격 구경에 나섰다. 공항 오기 전에는 초조한 내 마음처럼 하늘도 우중충한 구름과 함께 깨알 같은 비가 쏟아져 내렸었는데, 한바탕 인터넷을 뒤진 후 예매까지 무사히 마치고 난 뒤 고개를 들었을 땐 맑게 개어있었다. 멀리 하늘로 날아갈 준비를 한창 하고 있는 비행기들을 지켜보기 딱 좋은 날씨랄까나,




리옹이 위치한 론알프스 지방(Rhône-Alpes)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알프스 산맥에 둘러싸인 지역이다. 그르노블도 이 지역 도시 중 하나다. 그래서 겨울에는 리옹이나 그르노블이나 그 이외 많은 도시들이 스노우 레저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로 부쩍 붐빈다고 한다. 그런 지역적 특성을 살려서 겨울을 맞이한 리옹 공항은 장식도 저렇게 스키나 썰매 등등 겨울에만 볼 수 있는 것들로 꾸며놨다. 지난번에 왔을 땐 한여름이라 이런 건 전혀 안 보이는 그저 평범한 지방 공항 중 하나로밖에 안보였는데, 겨울이 돼서야 그 진가를 발휘하는 리옹 공항이었다. 스포츠레저와 더불어, 1달 후에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장식도 눈에 띄게 늘었다. 빨간색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리옹 공항이다.



내가 공항에 도착한 건 8시였지만, 이리저리 바쁘게 있다 보니 어느새 12시가 다 되어갔다. 하늘은 여전히 예뻤다. 사진으로는 휑해 보이지만 이륙을 준비하는 비행기도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걷다 보면 이렇게 리프트를 배경으로 만든 벤치도 있다. 친구들이나 가족들이랑 사이좋게 찍으면 좋은 추억으로 남을 텐데, 혼자 여행할 때는 이런 게 서럽다.


오늘 하루의 항공 편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큰 공항에 가보면 이렇게 생긴 스크린 4줄 이상 놔둬서 눈 돌아가게 만들어버리는 곳도 허다한데, 역시 아무리 프랑스에서 2번째로 큰 공항이라 한들 규모적으로는 작은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탑승객이나 마중 나온 사람들 입장에서는 알 기 쉽다. 터미널도 3개나 있다고 해도 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니 액세스도 얼마나 편리한가. 


그런 의미로 제일 먼저 터미널 3으로 가보기로 했다. 



터미널 3은 걸을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는 대신에 바깥에 나가야 한다. 터미널 3으로 향하는 길에 볼 수 있는 게 이 리옹 대표 로고와 거대한 간판이다. 제일 먼저 제3 터미널을 간 것도 사실 이걸 찍기 위해서, 라는 이유가 제일 컸다. 참고로, 리옹은 프랑스어로 라이언, 사자라는 뜻이다. 


그 거대한 팻말 옆에 바로 터미널 3 입구가 있다. 아침에 급하게 나온 바람에 씻지도 못하고 화장도 못한 완벽한 민낯이었지만, 앞으로도 터미널 3은 자주 쓸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기에 잘 부탁드립니다, 라는 의미로 한 컷 찍어봤다. 

왜 자주 쓸 것 같냐면,

바로 리옹 공항이 제2 허브공항인 이지젯이 터미널 3에서 모든 항공편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난한 학생 신분인 나에게 시기만 잘 맞추면 파격적인 가격으로 여행을 유혹하는 이지젯이기에, 터미널 3은 무시하려야 무시할 수가 없는 그런 중요 터미널이다. 

이지젯 이외에도 


-에어아라비아(아랍 에미레이트 저가항공사, 주로 모로코나 튀니지, 알제리아 등 북아프리카행 항공편을 운항) 

-트랜사비아(네덜란드 저가항공사, 하지만 리옹 출발 항공편의 가격은 대부분 저가항공의 가격이 아니다. 차라리 KLM을 타고 가는 게 더 싼 경우가 허다하다)

-페가수스 항공(터키 저가항공사, 가격은 자세히 본 적은 없지만 항공편수는 터미널 3 내에서 가장 적다)


가 있다. 하지만 터미널 3에서 출발하고 도착하는 항공편의 대부분은 이지젯이 꽉 잡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옥외 복도를 쭉 걷다 보면 입구가 나온다.



그리고 입구에 들어서면 저렇게 공항시설이 이용하기 좋았는지 별로였는지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되는 설문조사기도 서있다. 이 설문 조사기는 이곳뿐만 아니라 공항 곳곳에 놓여 있으며, 심지어는 화장실 내에서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리옹 공항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지나갈 때마다 초록버튼을 한 번 꾹 눌러주고 간다. 




이게 이지젯 체크인 카운터다. 저가항공사를 모아둔 터미널의 다른 예로는 일본 나리타 공항 제3터미널을 들 수 있는데, 분위기가 참 비슷하다. 간이식 건물의 느낌과 컨테이너로 세큐리티 컨트롤 이후의 통로를 만든 점 등, 은근 은근 비슷한 부분이 많다. 저가항공사라 터미널도 너무 고급진 분위기로는 안 만드는 게 일반적인 것 같지만, 이지젯처럼 저가항공사이지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식의 일반 에어라인 같은 마케팅을 잡고 있는 항공사에게는 타격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여기서는 이지젯이 최강자인 만큼 체크인 카운터 면적도 제일 넓고, 심지어 대기줄도 이지젯 메인 컬러 주황색 끈으로 준비되어 있다. 적어도 이지젯은 타격이 크지는 않을 듯싶다. 

하지만 그만큼 이지젯에 비해 다른 세 항공사의 체크인 카운터가 너무 휑하다. 항공편이 압도적으로 적은 탓도 있겠지만, 종이 팻말 한 장만으로 체크인 카운터임을 알리는 모습은 마치 이지젯의 독식을 보는 느낌도 준다. 그나마 트랜사비아는 나은 편이다. 이렇게 깃발과 연두색 대기줄과 함께 손님을 맞이하고 있으니. 하지만 탑승객 수로는 역시 이지젯을 이길 수가 없는 느낌을 없앨 수가 없다. 




그래도 사이좋게 공존하고 있는 걸 보면 별 문제는 없는 것 같다. 제2 허브를 둔 이지젯이 제일 많은 걸 누리는 것도 당연한 거일 것이다. 각 체크인 카운터를 다 지나고 나서 제일 구석에 있는 게 탑승수속 게이트다. 체크인 카운터에서 수속을 다 마친 후 지나가는 곳이다. 신기한 게, 탑승권을 사람을 통해서가 아닌 기계로 찍고 들어간다. 물론 감시요원은 있지만, 탑승권에 찍힌 바코드를 스캔해서 들어가는 거는 오롯이 탑승객의 몫이다. 저가항공이니 일반 에어라인보다는 간략한 방법으로 갈 수 있는 것도 있겠지만,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공항 입장에서는 인건비도 절약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인 거 같다.


원래였다면 오늘 새벽 이 터미널에서 저 게이트를 지나고 이지젯으로 암스테르담을 갈 예정이었지만, 아쉽게도 터미널 3 내부는 다음 기회에 맡겨야겠다.




그렇게 아까 터미널 3으로 오던 길 그대로 거꾸로 다시 돌아가 밖에 나왔다. 이번에 갈 곳은 터미널 1. 어느 터미널이나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다 보니 표지판도 아예 도보시간까지 표시해줬다. 


터미널 1의 입구의 모습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리옹 공항은 빨간색이 참 잘 어울린다. 


입구로 들어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제일 먼저 우리를 맞이하는 건 피자헛이다. 여길 기점으로 왼쪽으로 향하면 터미널 2, 오른쪽으로 향하면 터미널 1이다. 난 오른쪽으로 향했다.



원래 금요일 자체가 항공편수가 적은 요일인 건지, 아니면 이 시기가 적은 시기라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열려있는 체크인 카운터 수가 별로 없었다. 이 날 내가 갔을 때는 영국항공 자회사 flybe의 맨체스터 행만이 카운터가 열려 있었다. 계속 오른쪽으로 향해 걸으면 여러 개로 나뉜 게이트가 일정 간격을 놓고 위치해있다. 아마 항공사 별로, 노선 별로 나눈 듯싶다. 참고로 내가 새로 예매한 암스테르담행 항공편은 내일 영국항공 히드로 공항 경유로 가는 거라 여기서 탑승수속을 하게 될 예정이다. 그리고 아까 터미널 3에도 있었던 거지만, 리옹 공항 모든 게이트에는 대기시간이 표시된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다. 공항에서의 시간 배분을 하는 데 있어서 꽤나 유용하다. 인천 국제공항도 도입할 수는 없는 걸까. 아니면 최근에는 생겼을까. 인천 공항을 안 간지 너무 오래되어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그런 리옹 공항도 앞으로 계속 확장 계획을 세우고 있는 듯하다. 터미널 2나 3에는 없었던 미래 계획도가 터미널 1에는 없었다. 언제 계획이 실현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가 오면 나도 꼭 다시 이곳에 오고 싶다.



이번에는 터미널 2로 향해본다. 가는 도중에 아뜰리에라는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운지 비슷한 게 위층에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나는 해당 고객이 아니니 쿨하게 지나간다.


그렇게 오게 된 터미널 2. 밖에서도 찍는다는 걸 잊어버린 바람에 아쉽게도 빨간 간판은 찍지를 못했다. 


이 곳은 에어프랑스와 KLM의 항공편, 그리고 스타얼라이언스 유럽 멤버사(루프트한자, 스위스항공 등)의 항공편을 운항하는 터미널이다. 에어프랑스의 제2허브 공항답게, 터미널 2 간판을 지나가자마자 바로 눈 앞에 보이는 건 에어프랑스와 그의 자회사 옵!(HOP!-느낌표도 회사 이름 안에 포함되어 있다. 에어프랑스 국내선을 주로 담당하는 항공사)의 체크인 카운터였다. 심지어 자동 탑승권 발매기도 설치되어 있다. 내셔널 에어라인에게는 후하게 지원해주는 모습. 프랑스에서 공부하면서, 에어라인 취직을 목표로 하면서 아직도 에어프랑스를 못 타본 게 아쉬울 따름이다. 그놈의 돈만 있다면. 눈물을 닦아본다.



내가 사진 찍을 땐 없었지만, 수하물을 맡기는 줄에 들어갈 때는 신분증을 확인하는 듯싶다. 안 그래도 한 달 전부터 공항 세큐리티 강화가 되어 게이트 들어간 후의 세큐리티 검사도 예전보다 철저해졌는데, 이것 또한 보안 강화의 일환인 건가. 



그렇게 에어프랑스와 KLM 체크인 카운터를 다 지나가고 나면, 이번에는 스타얼라이언스 멤버사의 체크인 카운터가 있다. 지리적으로 역시 루프트한자나 스위스, 오스트리아 항공사는 항공편이 많다. 아마도 스타얼라이언스 스티커 아래에 조그맣게 붙은 아시아계 항공사들은 마일리지 카드 있으면 제시하라는 뜻으로 붙여 놓은 거인 듯 싶다. 그렇다 해도 아시아나 항공이 맨 아래에서 두 번째로 있는 모습은 참 뭐랄까, 항공업계에서 한국은 역시 아직 멀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씁쓸하기도 했다. (참고로 나의 목표는 ANA다)



 그렇게, 간략하게나마 나의 소감이 포함된 공항 소개를 끝냈다. 역시 뭐니 뭐니 해도 공항은 직접 와봐야 그 진가를 알아차린다. 겨울의 리옹 공항이 그렇듯이. 나도 저렇게 리프트 타서 어디론가 스키 타러 가고 싶다.




이걸 쓰고 있는 지금, 사실 이미 네덜란드에 와있다. 내가 계획하고 있는 글들을 다 쓰려면 어쩌면 네덜란드에서 다시 프랑스로 돌아오고 나서야 끝날 지도 모르겠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꼭 다 올리고 싶다. 

이 매거진 다음 편은 영국항공 리옹 공항-히드로 공항 편과 나의 이야기로 찾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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