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리메 Nov 29. 2016

영국항공
161126 LYS-LHR

BRITISH AIRWAYS Airbus A320 


전자 탑승권

탑승 일시:

26/11/2016 06:45

항공 구간:

Lyon Saint Exupéry Airport, FR(LYS) - London Heathraw Airport, UK(LHR)

항공편명:

BA0365

좌석:

18C(통로)








영국항공, BRITISH AIRWAYS

IATA: BA

허브공항: 런던 히드로 국제공항, 런던 개트윅 국제공항

얼라이언스: One World

보유 항공기: 265(자회사, 공동운항 제외)

취항지 수: 183(자회사, 공동운항 제외)

슬로건: Upgrade to British Airways/To Fly. To Serve.

모기업: International Airlines Group (영국항공과 이베리아항공 공동경영회사, 2011년 발족. 스타얼라이언스의 루프트한자와 스카이팀의 에어프랑스-KLM에 대항하기 위해 통합. 하지만 각각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

웹사이트: http://www.britishairways.com/travel/home/public/en_gb

(출처, 참고: 위키피디아, 영국항공 공식 홈페이지)


전날 늦잠으로 인해 비행기를 놓치고 나서 급하게 산 항공편. 영국항공도 언젠가 꼭 타고 싶었던 에어라인 중 하나였지만, 이런 식으로 처음으로 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1회 경유 포함이긴 했지만, 리옹-암스테르담 구간 항공편을 하루 전에 사는 거 치고 110유로라는 정말로 말도 안 되게 싼 값으로 내놓은 영국항공에게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저가항공사는 아예 항공편이 없었을뿐더러, 그나마도 항공편이 있는 에어프랑스나 KLM은 아무리 싸도 450유로 이상인 바람에 택하게 된 영국항공. 이 편에서는 리옹에서 런던 히드로 공항까지 향하는 항공편 후기를 써보고 싶다.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자리가 만석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항공편을 기다리고 있었다. 같은 게이트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탑승객의 남녀 비율은 6:4 정도, 대체로 40~50대 연령대 아니면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단위의 탑승객이 많았다. 영국 내셔널 에어라인이기는 하지만 역시 리옹 출발이라 그런지 영어보다는 프랑스어가 압도적으로 더 많이 들려왔다. 



이 날 히드로 공항에 가는데 탄 비행기는 Airbus A320, 작은 비행기였다. 아침 6시 반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해는 안 보이고 어두컴컴한 하늘 아래 조명에 비친 비행기는, 그래도 내 눈에는 반짝반짝 크게 빛났다. 내 여행이 무산되지 않게 해 준 고마운 든든한 항공편인데,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과 함께 비행기에 탑승했다.


두근두근. 

내가 거의 막판에 들어가서 다 없어진 건지도 모르겠지만, 입구 앞에 신문 같은 건 안 놓여 있었다. 앞사람도 두리번거리는 게 나랑 같은 걸 찾고 있었던 거 같다.



그렇게 들어선 비행기 안. 좌석배치는 3:3이다. 막판에 들어가니까 이미 사람들이 다 앉아 있어서 앞에서 사진 찍는 게 민폐가 되기도 해서 찍지는 않고, 나도 자리에 앉고 나서야 찍었다. 내 자리는 날개를 중심으로 두고 약간 뒤쪽 통로 쪽 좌석이었다. 한 자리다 넓이는 물론 앞좌석 간의 간격도 넉넉히 있어서 키 큰 사람들에게도 편한 착석감을 주지 않을까 싶다. 소재도 매트한 가죽 타입이라 매끌매끌해서 내 피부도 그리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그런 검은색 좌석과 하얀 조명, 그리고 파란색 사이드 라이트는 지적인 이미지, 신뢰감, 그리고 안정감을 줬다. 내가 참 좋아하는 색상 조합이었다. 내 옆에 앉은 프랑스인 커플도 'C'est cool!'이라며 감탄하고 있었다. 모두에게도 그렇게 쿨하고 멋있는 이미지로 다가오는 영국항공은 탑승객을 다 맞이한 후 이륙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륙을 준비하는 동안, 내 앞에 놓인 잡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영국 항공사에서 발간하는 라이프 매거진부터 비지니스지, 그리고 면세점 카탈로그까지. 



그리고 제일 중요한 세이프티 가이드. 어린이들 말고는 다들 안 보고 무시하기 일쑤지만, 비행기에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내가 비행기에 탈 때마다 항상 보게 되는 것 중 하나기도 하다. 

비행기를 탈 때 제일 중요한 건 안전제일이다. 안. 전. 제. 일.




영국항공의 안전가이드 표지에는 영어를 포함한 7개 국어로 Safety on Board가 쓰여 있었다.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그리고 러시아어 순이다. 제일 신기했던 건 러시아어가 쓰여 있다는 점이었다. 보통 형평성이나 이용고객수를 생각하면 중국어가 쓰여있는 게 일반적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영국항공은 그렇지 않았다. 에어버스 A320이 중단거리용 항공기라는 점을 생각하면, 영국을 거점으로 중단거리로 갈 수 있는 곳은 멀리 가봤자 유럽과 러시아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유럽 대륙 내는 거의 에어버스가 운항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형평성과 이용고객수(인구수)를 고려해서 러시아어를 넣었을지도 모른다. 보잉이 쓰이는 장거리 항공편 세이프티 가이드에는 어쩌면 언어 구성이 다를 수도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일본이나 한국에서 영국공항을 탔을 때 또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다.



책자 내부와 뒷면. 항공사마다 그림체가 조금씩 달라서 그거 보는 재미로도 늘 챙겨보는데, 영국항공은 그림 속 사람들이 약간 팝아트 느낌이 나게 그려졌다. 구명조끼의 경우 내가 늘 탔었던 대한항공의 것과 달리 착용법이 좀 더 간단한 거 같다.



물론, 굳이 책자를 챙겨보지 않아도 화면으로도 영상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승무원이 직접 도구들을 보여주며 실연을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영상이나 승무원이나 1분 30초~2분 내외로 설명을 해야 하기에 빠르게 한 번씩만 알려준다. 게다가 승무원이 해줄 땐 사람들은 신기한 눈으로 '그들'을 보지 그들이 보여주는 '내용' 자체에는 별로 귀담아듣진 않는 거 같다. 비행기를 많이 타본 사람이라면 열심히 귀담아듣지 않아도 어느 정도 눈으로도 귀로도 하는 방법을 익혔으니 그렇다고는 치지만, 만약에 비행기를 많이 타보지 않았다면 꼭 한 번쯤은 책자로 정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비행기를 탈 땐 안. 전. 제. 일.이라는 점, 잊지 말자.






안전가이드 말고도, 아래쪽 주머니에는 비상용 봉투와 사진과 같은 기부 봉투도 들어가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타 왔던 항공사에는 없던 것이라 신기했다. 영국항공만의 특징인 건지, 다른 유럽 항공사들도 실시하고 있는 건지 후일 기회가 될 때 확인해봐야겠다. 









그렇게 이륙한 비행기. 이륙하고 나서 대기 안정권에 들기 전까지는 불이 파란 LED 등으로 바뀐다. 이것 또한 색감이 쿨함과 안정감을 동시에 가져다준다. 옆자리 커플 중 남자분이 'wow~'라며 웃으며 감탄했다. 나도 속으로 '우와~'라며 감탄했으니. 서로 모르는 사이긴 했지만 우리 셋 모두 첫 영국항공 탑승자라는 점에서 괜히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대기 안정권에 들고 벨트 사인이 꺼지자, 다시 불이 환하게 켜졌다. 그리고 동시에 승무원들이 분주해졌다. 이른 아침에 단거리 구간(비행시간 1시간)이라 기내식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음료수 서비스는 있는지 시간이 좀 지나자 승무원들이 이렇게 카트를 가지고 나왔다. 중간에 잠시 대기권이 불안정해져 비행기 흔들림이 심한 구간이 있었는데, 승무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침착하게 그 자리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로측 좌석의 특권:)


여기서 잠시만, 승무원들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다. 이 날 내가 탄 항공편 승무원의 평균 나이는 대체로 30대 후반에서 50대 정도 돼 보였다. 말 그대로 베테랑들이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비행기가 흔들릴 때도 그들은 흔들림 없이 음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을 봤을 땐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보통 바닥이 흔들리면 몸의 중심이 흔들려 손에 들고 있는 음료수를 조금이라도 흘리기 마련인데, 그들은 굳건했다. 대기 불안정 구간은 30초도 안되어 지나갔지만, 그들을 향한 존경심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예전에 다른 항공사 비행기를 탔을 때 신입 연수생으로 보이는 승무원이 음료 서비스를 하다가 대기 불안정권에 들자 조금 버티다가 제대로 서비스를 하지 못하겠다 판단한 건지 일단 한번 카트를 끌고 캐빈으로 돌아갔다가 대기권에 들고 나서 다시 나와 서비스를 개시한 모습을 본 적이 있어서 그들의 수완이 더더욱 대단하다 느껴졌다.

 또 하나 이들이 베테랑이라 느낀 점은, 그들이 탑승객들과 소통을 할 때도 한국이나 일본 항공사 승무원들의 형식적이고 좀 더 심하게 말하면 '가식적'인 멘트만 던지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대한항공 승무원들은 '손님'으로서만 대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영국항공 승무원들은 '사람'으로서 대하는 느낌이었다. 아마 그 배경에는 한국처럼 시시콜콜한 거 가지고 클레임을 걸어오는 민폐 손님이 유럽에는 비교적 적은 것도 있어서가 아닐까. 승무원들도 유쾌해 보였고, 같이 대화를 나눈 탑승객들도 유쾌해 보였다.




그렇게 내 차례가 왔다. 이번 항공편 치프 리더로 보이는 베테랑 승무원이 서비스를 해줬다. 그래도 영국항공이니 얼그레이 티를 주문했다. 그랬더니 크로와상도 함께 나왔다. 새벽 3시에 일어나 공항 갈 준비를 해서 공복인 채로 비행기를 탄 바람에 경유지인 히드로 공항에서 뭐 좀 먹어야겠단 생각을 하고 있던 터라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조금이라도 배를 채우고, 남은 비행시간을 즐겼다.


밖은 아직 어두웠지만, 아침이라 그런지 불 끄고 취침 분위기를 조성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침이라 그런지 탑승객의 70~80%는 자고 있었다. 그렇다고 일어나 있는 사람들이 자고 있는 사람들 눈치 보이며 조용히 해야 되는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다. 물론 그렇게까지 시끄럽게 군 사람은 없었지만. 

한쪽 통로좌석에 앉은 엄마로부터 다른 한쪽 통로좌석에 있는 아빠한테 가려고 뒤뚱뒤뚱 걷다가 잠깐 통로 한가운데에 털썩 앉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듯한 아기가 보였다. 너무 귀여웠다. 통로 쪽에 앉은 깨어있는 사람들 모두 그 아기를 엄마, 아빠 미소를 지으며 바라봤다. 


도착 시간까지 약 15분이 남자, 승무원이 랜딩 카드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물론 모두에게가 아니라 필요한 사람에게만. 여기서 필요한 사람은 EU 국가 국적 이외의 사람 중에 히드로 공항이 도착지인 사람이었다. 나는 히드로는 경유지였기 때문에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랜딩 카드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한 장 부탁했다. 나 이외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딱히 이 카드가 필요하지 않은 거 같았다. 승무원이 통로를 걸으며 필요한 사람을 부르는 동안 손을 든 탑승객이 나를 포함해서 3명밖에 없었으니.






영국항공 탄 기념으로 찍은 셀카

영국항공 리옹-런던 행 리뷰는 여기까지. 그렇게 난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 이다음으로 탄 히드로-암스테르담행 항공편도 같은 기종인 에어버스 A320인 데다가 관찰할 새도 없이 비행시간 1시간 20분 동안 계속 자버린 바람에 리뷰는 어려울 거 같다. 고로 나의 네덜란드 여행 이야기는 매거진 <나와 함께 하는 여행>에서 계속될 것 같다. 다음 비행기 리뷰는 귀국행 이지젯 이야기로 찾아오겠다.





보다 많은 비행기를 타고, 보다 많은 공항을 보고, 보다 많은 걸 느끼며 적어가고 싶은 공간, <공항과 비행기 그리고 나>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Sungwon.

작가의 이전글 리옹 생텍쥐페리 공항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