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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리메 Nov 13. 2016

오늘은 회사 쉬겠습니다.
きょうは会社休みます。

[일드] 그녀의 늦깎이 연애를 응원하는 아사오에게서 배우는 사랑의 의미

-스포 주의-




노다메 칸타빌레의 영향으로 한창 타마키 히로시의 늪에 허우적거릴 때 방영 소식을 알렸던 이 드라마. 아쉽게도 본방송으로는 타이밍을 놓쳐 보지를 못했지만, 뒤늦게나마 보게 돼서 다행이다. 

줄거리 설명은, 우리의 친구 위키피디아로 대신하겠다.




오늘은 회사 쉬겠습니다. きょうは会社休みます。


원작 만화. 지금까지 한 번도 남자친구가 생긴 적이 없는 OL·아오이시 하나에는, 처녀인 채로 33번째 생일을 맞아 비탄하고 있었다. 회사의 아르바이트 청년·타노쿠라 유토와 술을 마시고, 점점 취하고 있던 하나에가 다음날 아침 눈을 뜨니, 타노쿠라와 하룻밤을 함께 한 후였다. 취해 기억을 잃어, 처녀 상실의 실감이 전혀 나지 않는 하나에였지만, 타노쿠라와 사귀는 것이 되어, 하나에의 첫 연애가 시작된다. 그리고 하나에와 타노쿠라, 아사오의 삼각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출처: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C%98%A4%EB%8A%98%EC%9D%80_%ED%9A%8C%EC%82%AC_%EC%89%AC%EA%B2%A0%EC%8A%B5%EB%8B%88%EB%8B%A4)





 극 중 주인공 하나에와 타노쿠라의 연상연하 연애 과정에 있어서 들춰 나오는 하나에의 심리묘사는 내게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과연 저 방법밖에 없었나'싶을 정도로 하나에의 행동이 답답할 때도 적잖이 있었지만, 연애에 서투르고, 그래도 천천히 성장해가는 그녀의 모습은 사랑스럽기도 했다. 아사오가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는 것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드라마 자체는 본격 연하남 장려 드라마다. 그런데, 이 드라마의 재미있는 점은, 연애는 주인공인 하나에와 연하남 타노쿠라가 하지만 그런 그들의 연애를 이끌어주는 실질적 조력자는 그런 하나에를 사랑하는 아사오라는 점이다. 아사오의 말 한마디에 둘의 관계에 크고 작은 변화들이 일어난다. 물론 그 이외 인물들의 한마디들도 둘의 심리 변화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누구보다도 파급력이 큰 건 아사오다. 누가 사랑에 빠진 하나에를 좋아하는 거 모를까 봐 참. 


그래서 사실 하나에와 타노쿠라가 연애하면서 겪는 고충, 예를 들면 타노쿠라의 방에서 발견된 전 여자 친구의 물건으로 인한 하나에의 오해, 타노쿠라를 짝사랑하는 젊고 예쁜 여자의 등장, 부모님에게 소개드리기, 동거하기, 결혼을 포함한 둘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기 등, 현실세계 커플들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충돌과 고민들보다, 내게는 하나에에게 일어나는 이 모든 일들을 하나하나 들어주고 하나에와 티격태격하면서도 그녀에게 연애의 힌트가 될 만한 한마디를 던져주는 아사오라는 존재가 내게 더 큰 인상을 남겼다. 아마 내가 하나에가 되어 하나에와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난 아사오와 결혼했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타마키 히로시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사심도 담겨 있지만, 타마키 히로시가 연기한 아사오라는 인물은, 적어도 그만큼의 매력이 담긴 사람이다. 


그래서 난, 여기서는 아사오의 대사를 인용하며 내가 이 드라마를 보며 특히 인상 깊게 남은 점을 크게 3가지로 끄적여가고 싶다. 회차 순서는 상관없다. 그냥 생각 나는 대로 쓰는 것이 내 글이다.






1, 속도 맞추기, 속도 맞춰주기 




어떻게 보면, 30살이 되도록 연애경험 하나 없는 모태솔로 노처녀 OL에게 갑자기 찾아온 사랑, 그것도 9살 연하의 대학생과 한 회사의 대표(후에는 한 레스토랑의 오너), 두 사람씩이나 그녀에게 찾아온다는 설정은 너무나도 만화적이고 현실세계에서의 실현 가능성은 그리 높지도 않다. 그런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설정 속 그들 사이에서 오고 가는 대화 하나하나, 심리 하나하나는 너무나도 현실적이고 공감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 많다. 특히나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사람과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전부는 아니어도 가다가다 하나에와 타노쿠라가 놓인 상황과 그들이 가지는 생각에 너무 공감되고 때로는 안타깝게 느껴지는 장면이 하나 이상은 분명 있을 것이다.



"君は彼女に夢中になるあまり、無理をしていた。とっくに限界が来ていたんだよ。相手を思えば思うほど期待に応えようとする。相手もそのペースについていこうと必死に無理をする。ダメな恋愛の典型的なパターンだね。彼女は気づいたのよ。このままじゃ君をダメにしてしまう。君のためにできる最善のことが、別れることなんだよ。なのにまだ君は気づかないの?だから忠告したじゃないか。彼女のことがちゃんと見えてるかって。"

너는 그녀에게 너무 푹 빠진 나머지, 무리를 한 거야. 이미 한계가 왔었단 말이지. 상대를 위하면 위할수록 기대에 부응하려고 하고, 상대도 그 속도에 맞춰서 악착같이 무리를 하게 되고. 실패하는 연애의 전형적인 패턴이지. 그녀는 깨달은 거야. 이대로 두면 널 망가뜨리게 된다고. 널 위해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이, 헤어지는 거란 말이야. 그런데도 너는 아직 모르니? 그러니까 내가 말했잖아, 그녀를 제대로 보고 있냐고.


-9회 중




하나에를 위해 원래 가지고 있던 큰 목표를 포기하고 취업을 하려는 타노쿠라. 그런 그의 선택에 괜히 자기가 그이에게 부담이 되는 게 아닐까, 나중에 그가 후회하지 않을까, 원래는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는데 자기가 그 길을 막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런 고민 끝에 타노쿠라에게 이별을 고한 하나에. 그리고 사실은 아사오와 사귀고 있다는 하나에의 거짓말을 확인하려 직접 아사오의 레스토랑에 찾아가 아사오에게 물어봤을 때, 아사오가 타노쿠라에게 해준 충고다.


저 말은, 하나에가 이전에 아사오에게 남자는 뭘 해주면 좋아하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과도 일맥상통한다. 





一緒に夢に向かって歩いてくれることかな。 たまに背中押してくれると、言うことないね。

함께 꿈을 향해 같이 걸어가 주는 거. 가끔 등도 밀어주면, 말할 것도 없이 더 좋지. 


-9회 중 





아사오의 이 말들은 모두 9회에서 나온 대사들인데, 개인적으로는 내 마음을 콕콕 찌르는 그런 회였다. 나도 아사오가 말하는 그런 전형적인 연애 실패를 맛본 사람 중 하나다. 상대방의 속도에 맞추려 나도 많은 걸 생각하게 되고, 고민하게 되고, 결국에는 한계에 부딪혀 그이를 놓아주게 되고. 나이 차이가 나면 커리어, 결혼, 기타 등등 많은 것에 대한 진도와 생각이 다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어느 한쪽, 대부분의 경우 연상의 쪽에 맞추려 연하인 쪽이 원래 가지고 있던 것, 원래 하려던 것을 포기하고 타협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고민거리도 늘고 불만도 늘면서 둘의 관계에 균열이 일어나게 된다. 나의 경우 그 이외의 요소도 이별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했지만, 그런 나의 실속도, 분명 이별을 재촉하는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래서 괜스레 아사오의 말이 타노쿠라에게만 향하는 게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 의미에서 아사오는 나이를 떠나서 미래를 바라보는 속도가 같은 사람과 함께 하는 게 안정적인 연애와 결혼의 법도라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는 언젠가 하나에와 타노쿠라의 연애전선에 탈이 날 걸 예감했겠지. 나도 그런 아사오의 신념에 동의한다. 





2, 서른의 정직한 사랑




あの年になってもいまだにまっすぐな恋愛をしているところかな。

그 나이가 되어도 아직도 정직한 사랑을 하고 있는 점인가.

-4회 중


CEO라는 타이틀과 수려한 외모를 보고 인생 한방의 결혼을 아사오에게 걸려고 발버둥 치는 히토미. 그런 그녀에게 자기는 아오이시(하나에의 성)에게 호감이 있단 의사를 밝히는 아사오. 그런 아사오에게 히토미가 하나에의 어디가 좋은 지를 물어봤을 때 그가 한 대답이다. 


저 말인즉슨, 반대로 말하자면 나이 서른씩이나 되도록 아직 결혼 안 한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상대방의 마음만을 바라보는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기는 어려워진다는 얘기를 대변하기도 한다. 굳이 서른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이 순간 아사오에게 들이대고 있는 25살 히토미조차도 상대방의 마음과 자신의 마음의 상호작용보다는 아사오의 타이틀과 재산을 보고 접근하고 있으니. 아마 아사오가 지금까지 만나온 여자들은 대부분 그러한 목적으로 접근해 온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첫 남자친구와 함께 아등바등하며 정직한 사랑을 하고 있는 하나에에게 끌렸는지도 모른다. 히토미의 말대로 그의 대답은 모순이다. 사랑에 빠진 그녀에게 사랑에 빠졌다는 건, 그녀의 사랑을 응원한다는 의미도 되니까. 

괜스레 나 자신도 돌아보게 된다. 지금은 아직 결혼을 생각할 나이도 전혀 아니고 결혼하고 싶은 상대도 없으니 딱히 애인으로서의 남자를 보는 조건이 까다롭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 나도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이를 먹어갈수록 지금 같은 정직한 사랑은 하기 어려워지겠지. 나도 히토미처럼 남자의 직위를, 경제력을, 외모를 우선적으로 보는 날이 언젠가는 올지도 모른다. 내가 30살이 되었을 때 다시 이 드라마를 본다면, 나도 하나에의 순수한 사랑을 보며 그렇게 변해버린 나 자신에 씁쓸해질 때가 올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니까 난 10년 후의 내가 아사오가 말하는 그런 속물이 되어버리기 전에, 정직한 사랑을 할 때 결혼을 하고 싶다.



3, 친구 같은 연애






朝尾:君はまだ恋愛の経験が浅いからわからないと思うけど、互いの目と目を激しく見つめ合って、心かき乱すような恋愛に未来はないんだ。見つめ合う二人は、互いに進路を邪魔して、どこにも進めなくなる。君たちがそうだった。俺たちは、けっしてそうならない。何も包み隠さず話し合えるし、これほどリラックスして話が出来るのは、俺にとって君が初めてなんだ。君も少しぐらいは、同じように感じてくれてるんじゃないの?


花笑:それは、友達だからでは...?


朝尾:友達みたいに共有する恋愛、いいじゃないか。それだって’好き’の一種だよ。


아사오: 너는 연애경험이 적으니 잘 모르겠지만, 서로의 눈을 격렬히 바라보고 감정 소모하는 연애에는 미래가 없거든. 서로를 바라보는 둘은, 서로의 갈 길을 방해하고, 어디에도 향해나갈 수 없게 돼. 너희들이 그랬거든. 우리들은, 절대 그렇게 되지 않아.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얘기할 수 있고, 이렇게까지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건, 내게는 네가 처음이거든. 너도 조금은 같은 생각을 했을 거라 생각하는데.


하나에:그거는 친구라서 그런 게.. 아닐까요?


아사오: 친구처럼 공유하는 연애, 그것도 좋잖아. 그것도 '사랑'이야.


-10회 중


마지막 회 첫 장면, 아사오가 하나에에게 프러포즈하며 하는 말이다. 


사실 여기서 아사오가 말하는 '사랑'론에 대해서는 맞고 틀림이란 이지선답으로 대답하기는 어렵다. 친구 같은 연인 사이. 연애를 논하는 데 있어 가장 많이 논쟁이 되는 테마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실제로 친구 같은 편안함에 사랑을 나누는 연애도 있는가 하면, 하나에와 타노쿠라 같은, 서로 신경을 쓰며 존중하는 연애도 있는 법이다. 극 중에서도 히토미와 카가미가 결혼까지 골인을 하는데, 그 전 단계 때 카가미의 열혈한 프러포즈를 받기 싫어하는 척하면서 좋아하는 히토미도 하나에에게 그렇게 말한다. 10년 지기 친구같은 편안함이 그에게서 느껴진다고. 결국 이 드라마(이 원작 만화) 작가도 친구처럼 공유하는 연애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하나에는 타노쿠라에 대한 마음이야말로 '사랑'이라고 정의를 내린 것뿐이다. 그게 그녀가 아사오의 고백을 거절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내게는 나의 내 남자친구 될 사람과 어느 정도까지 편하게, 어느 정도까지 솔직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고 속을 털어놓을 수 있는지는 꽤 중요한 문제다. 나는 웬만한 나의 연애 문제는 남에게 물어보거나 하기보다는 내 사람과 직접 부딪히며 의논하고 말로 풀어나가는 쪽이다. 그런 의미로는 이번에도 역시 아사오의 연애론에 동의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 드라마를 보며 하나에에게 답답함을 느낀 점이 꽤 있었는데, 알고 보면 그건 다 하나에의 두려워하는, 그래서 타노쿠라 앞에서 솔직해지지 못하는 장면들이었다.

'아니 저건 직접 타노쿠라랑 상담하면 해결될 문제잖아?'

'저건 타노쿠라랑 의논하고 정해야지 왜 제멋대로 행동해?'

'이 둘 사이에는 정작 필요한 대화가 오고 가질 않아..'


아마 아사오도 이런 그녀의 모습을 봐왔으니 저렇게 말을 했던 거겠지. 편안한 대화가 아닌 시선으로만 사랑을 주고받는 연애는, 확실히 감정 소모가 몇 배는 더 심하다. 모국어가 다른 외국인이랑 연애하는 것도 아니고 같은 나라 사람이랑 연애를 하는 건데, 왜 솔직한 대화 한 번이 하나에에게는 늘 어려웠던 걸까. 그만큼 그녀에게 첫 연애는 그녀의 인생에 다가온 큰 모험이자 그녀를 크게 성장시켜줄 성장통이기도 했던 것이다. 아사오가 그런 그녀의 성장통을 자극시키는 칼슘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었던 것이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대화가 필요하다. 무조건. 연인 사이에는. 










나도 연애경험은 많지 않다. 오히려 지금 나이를 생각하면 앞으로 경험을 쌓아갈 입장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런 입장에서 봐도 아사오의 사랑에 대한 신념은 날 여러 번 납득시켰고, 내가 생각하는 사랑과 연애관이 틀리지만은 않았구나,라고 안심하게 해주기도 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하나에의 사랑을 응원했지만, 이 커플을 볼 때의 내 마음은 늘 아사오가 대변해주었다.

그래서 난 아사오가 좋다.


과연 타마키 히로시라서일까. 

아니, 그런 연애 중인 하나에를 사랑하고 있는 아사오라서일 것이다. 






Sung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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