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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제 Dec 21. 2021

여행 꿈

여행 이야기

1

꿈에서 여행이 가고 싶었던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딱 100퍼센트 여행! 은 아니었다.

여행이 목적이 아니었다. 조금 희한한 마음이었다. 나는 꿈속에서 프레스코 벽화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프레스코 벽화를 봐야 해. 안 본 지 너무 오래된 것 같아.라고 생각했다.

바다의 미역줄기처럼 얽힌 다른 꿈들이 조각조각 생각이 났지만 이미지가 떠오르다 무의식에 가라앉았다.


프레스코에 대한 집착이 나를 옮아 맸다

집착은 내 오래된 트라우마처럼 여러 손길을 하고 다정을 가장한 위험으로 나에게 파고들었다.

몇 퍼센트라고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지리멸렬하게 갈래갈래 찢어져 파고드는 기억은 검은 오오라 같았다.

그것은 공기의 일부였고 나는 그것을 붙잡을 수 없는 마음이라고 여겼다.

말로 꺼낼 수도 없을 만큼 투명했고, 표현하지 못할 만큼 전진해왔다.


그렇다 나는 꿈에서 집착을 했다. 벽화를 본지 오래되었다고 생각하고 스페인으로 가야 할지 이탈리아로 가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는 볼로냐 아동도서전을 다녀온 후로는 한 번도! 가지 못했다. 스페인은 더 오래되었다.

이탈리아의 여유로움이 떠올랐고, 벽에 그려진 천주교 교리처럼 천사가 그려진 벽화가 떠올랐다.


하지만 수태고지 같은 마리아가 나오는 그림이 아니었다. 평온한 일상에 날개가 달리지 않은 천사의 그림으로 수도원의 일상 모습 같았다.


꿈에서 그림을 상상했다.

브라운 톤의 그림은 어둡고 밝아지는 조도에 따라 따듯해지고 그림자에 묻히고 하면서 반짝이고 있었다.

꿈에서 왜 프레스코 벽화를 떠올렸는지 모르겠다.

친구가 어제 아기를 낳았는데 기독교 교리에 나오는 이름 따서 아기 이름을 지었다.


그렇다고 내 꿈에 벽화가 뜬금포로 떠오르는 일이 생경하게 느껴졌다.

인터넷을 켜서 프레스코 벽화를 찾아보았다. 물감에 돌가루를 타서 벽과 하나가 되는 그림 설명이 있었다.


나는. 가끔 지엽적인 무언가에 과몰입을 한다.

그리고 그런 내가 무섭다.

나의 집착을 잘 알기 때문에 글에서도 읽을 때에도 그 집착이 나를 고립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안다.

오늘 꿈에서도 그림을 봐야 한다면서 여행을 가고 싶어 했는데. 

물론 그럴 수도 있는데 늘 자신을 경계하는 나는 내가 가진 능력 밖의 것과 내에게 필요한 것을 쉽게 무시해버리는 탓에 오늘 꾼 꿈도 좀 무책임하다고 느껴졌다. 꿈이니까 상관없는 내용인데 나는 그냥 여행을 가도 괜찮을 만틈 여유롭고 싶은 마음의 투영인가 보다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2


친구는 일본에서 바텐더로 돈을 벌어서 아일랜드에 갔다고 했다.

아일랜드인지 아이슬란드인지 한적한 시골 마을로 가서 잠을 잤다고 말했다.


친구는 지금 술집을 하는데, 어느 날은 술을 먹고 자기 시작해서 48시간을 잤고. 아래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자서 엄마가 알아보지 못하고 주변에 친구가 없어졌다고 이야기를 하고 실종신고를 하기 임박해서 친구가 깨어났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무튼 친구는 아일랜드(였던 걸로 기억)에서 일어나서 산책을 하고, 잠을 자고 여행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친구는 자다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했다. 한번 자면 오랜 시간 깨진 않는다고 했다.

그런 친구가 외지에 가서 잠을 자다 왔다는 이야길 들으니 호기심도 생기고 특별한 여행을 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3


유럽에 갔을 때, 오전 7시부터 저녁 6까지 걸었었다.

한 달 동안 거의 그렇게 지냈는데 젊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유럽에 가서 신기했던 것은 화장실이 유로인 점이고. 그리고 퓌센이었다.

디즈니 성의 모델인 퓌센의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유령이 나올 것 같고, 그로테스크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디즈니와 갭 차이 무엇이다.

다른 것은 기억이 나지 않고 달려있던 등불 선이 백조의 목을 감고 올라가는 모양이었던가?! 그림으로도 그려놓았다.

성을 저렇게 취향껏 꾸밀 수 있고, 그걸 관광하러 온 나는 성의 주인인 루트비히 2세가 궁금했던 것 같다.


바그너를 좋아하던 루트비히 2세는 오페라 '로엔그린'에 감명받아 마법에 걸려 백조가 된 왕자 이야기의 덕후였다고 한다.

성공한 덕후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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