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익은 풀벌레 소리

여름

by 무제

오늘은 구름 사진


소나기가 내린 경기도의 산아래 집에 누워있다. 소나기가 떨어지는 소리에 잎들이 호들갑을 떨고 부딪히고 있었다. 이내 여름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는 것도 없이 여름 더위를 탓하고 혼자 사랑하고 한 기분을 느꼈다. 비가 오면서 구르릉 뱃소리를 내는 비구름이 지나갔다. 방에 누운 나는 물을 고대하는 식물이 되었다. 창밖에서 파랑처럼 몰려오는 바람이 내 몸에서 머물렀다. 머무는 바람은 오전에 마주한 근사하고 몽글거리는 구름이 몸이 있는 지상까지 내려온 느낌이 들었다.


비가 그치고,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잠시 멈칫했던 풀벌레 소리가 다시 크게 들려왔다. 풀벌레의 계단을 오르내리는듯한 소리가 끊이지 않고 멀리 잠시 손을 편 손가락처럼 새소리가 들렸다 여름과 더위는 동의어가 아니라고 느꼈다.

더위가 잠시 물러나고 이내 공기가 가을을 연상케 했다. 이 또한 여름이었다 새파라동동하고 풀빛이 설익은 듯한 풀벌레 소리가 다시 온전함을 가져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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