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빙하에 바이러스가 많이 있는데 녹아서 순록 떼가 죽었다고 한다. 문득 누워서 천장을 보니 몸뚱이가 그 빙하인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다른 생명을 해하는 유독 가스와 바이러스가 든 나. 정답은 이미 오래전에 멈춰있었다 아니다 그것은 나를 앞지르고 있다 의심했다 그리고 벽에 던진 공처럼 다시 잡았다. 그러자 정말 와르르하고 무너져 속이 상했다. 어째서 라는 생각으로 운을 떼는 일은 변명이 되었다. 내가 던지는 말이 날카로웠던가 혹은 나를 돕기 위해 그러는 것일까 진폭은 구름에 붙은 그림자처럼 어디에나 있었다.
어느 사람은 만날 가능성이 없음에도 무한히 바라볼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이제 손을 놓고 내가 나로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그것은 어쩌면 나의 죗값을 그 애에게 떠넘기는 행동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진작에 이랬어야 했다 시작을 말았어야 했다 통주저음으로 바다에 기름처럼 뜬 가정이 마음속에서 재현되었다 그것은 마치 사실과도 같았다 사실은 가정으로 가정은 잠시 실재가 되었다 나는 아직 벗어나지 않았다. 아니 사랑의 주체는 나에게 있다고 착각했다. 가망이 없다 해도 클림트와 에밀리와도 같은 관계도 있지 않던가 하지만 그런 생각이 가지는 핍진한 실제감이 나의 사랑을 잘못된 길로 인도한 것 일까... 잘못되기 이전에의 사랑과 잘못된 길로 들어선 사랑.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그 애와 함께 였을까? 어째서 죄인이 되는 것일까? 그 애는 늘 나에게 못되게 굴었다 내가 사랑의 고삐를 쥐었고 그 애는 늘 기회를 엿보다 내가 맘 편히 다가가려 하면 나에게서 멀어졌다 생각해야 한다 거울을 보고 생각했다. 마음에 나를 질질 끌던 잔여 혹은 잔존감 따위는 사라졌다. 그 애는 나를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다. 이런 극단적인 마음은 상대에 대한 실례이다. 고통받았을 사실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그런 진심은 극단적인 결과로써는 존재하지 않는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은 늘 공기가 부는 바람처럼 사람이 숨을 쉴 수 있는 중앙에서 불어서 심장을 데워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애가 나를 미워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처음 만났을 때처럼 그 애가 다시 그리워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