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게
서늘한 가슴으로
너만 그냥 오지 그랬니
시나브로 식어가는 너의 계절에
무슨 욕심에 동장군까지
길동무 삼아 왔니
동장군은 북풍을 부르고,
북풍은 살을 에는 추위를 업고 와
발목에 무거운 침묵을 채우는구나
하얀 드레스 자락 나풀거리며
너만 고요히 오지 그랬니
까치 발자국마다
눈이 시리게 얼어붙고
푸른 소나무조차
창백하게 질려가는데
날카로운 바람의 언어로
왜 심장을 헤집어 놓는 것이냐
동백의 붉은 숨결만 품고
너만 예쁘게 오지 그랬니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잦아질수록
통장은 가벼워지고
마음은 무거워져
결국, 마음도 주머니도
꽁꽁 묶였으니
시름만 하얗게 얼어붙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