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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우 Jan 09. 2022

주니어 디자이너, 디자인팀 리드되다.

스타트업 주니어 디자이너로서 디자인 리드까지 하게 된 경험담

소규모 스타트업에서 1인 디자이너로서 약 1년 정도 열심히 굴렀을 시절 사업을 확장하고 하는 일마다 생각보다 잘 풀렸다.


물론 이러한 결과가 아무렇지 않게 온 것은 아니고 같은 목표를 향해 모든 팀원들과 고군분투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지난 글들을 보고 온다면 아마 조금은 공감이 되지 않을까 싶다.





회사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고 더 큰 목표를 향하려면 언제까지 모든 일들을 혼자서 감당할 수는 없다. 또한 나와는 다른 생각과 능력을 가진 조력자가 필요하다고 절실하게 느꼈다.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 채널을 활용하여 채용공고를 빠르게 진행했고 정말 감사하게도 능력 좋고 다양한 지원자분들을 감히 내가 평가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어플리케이션 구축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고 한창 회사가 브랜딩을 중요시하는 시점이었기에 다양한 디자인 분야 중 BX디자이너가 필요했다.


그 당시 내가 작성한 JD(Job Description)을 나열해보자면

- 무슨 일을 하나요?
①온/오프라인 브랜딩 및 마케팅 프로모션 디자인(프로모션 배너, 커머스용 제품 상세 페이지, 오프라인 리플릿 및 포스터 등)
②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 및 브랜드 가이드 제작
③브랜드 관련 굿즈 제작(제품 패키징, 의류 등)

- 어떤 사람을 찾나요?
①그래픽 디자인 툴에 대한 이해와 활용 능력 보유자(photoshop, illustrator, Indesign 등)
②최신 디자인 관련 트렌드와 기술을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분
③팀 작업 및 타 직군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 보유자


자격요건과 우대사항을 적어놨지만 사실 내가 원하는 사람은 당장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닌 개인과 회사의 성장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부족한 나와 같이 재미난 경험을 할 사람이 필요했다.


당시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회사에 필요한 인재상(?)을 고민해보던 찰나에 좋아하던 브랜드인 모베러 웍스에서 유튜브를 통해 마케터 채용을 하셨는데 숭님과 뀰님께서 말씀하신 부분들이 너무나 공감되어 몇 가지 인용해보았다.


1. 해당 브랜드 혹은 도메인에 대해 좋아하거나 좋아할 수 있는 사람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 한 명이 하는 역할이 그렇게 크지 않아 중간에 사라지더라도 다른 사람이 쉽게 공백을 메꿀 수 있을 텐데 10명 남짓한 작은 스타트업이다 보니 한 사람 한 사람이 귀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거나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 1순위였던 것 같다.


2. 스타트업 환경에 대한 이해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 부서가 전문적으로 나뉘어 있어 맡은 일만 하면 되겠지만 작은 조직이다 보니 다 잘할 수 있어야 하고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작은 일 하나하나에도 최선을 다하고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을 원했다. '이거 하려고 온 거 아닌데.?'라고 생각 든 순간 일을 시키는 사람과 받아들이는 사람 모두가 힘들어진다는 것을 몸으로 배웠기 때문에 스타트업 환경에 대해 이해하거나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을 원했다.

3. 개인의 목표나 꿈이 있는 사람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나요? 혹은 어떤 사람이 이상형이에요?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항상 '살아있는 사람을 좋아합니다.'라고 답변했다. 여기서 말하는 살아있는 사람 이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내일을 생각하며 발전해 나가는 사람을 뜻한다. 단순하게 맡은 일만 하는 수동적인 사람이 아닌 개인의 철학이 뚜렷하여 맡은 일들을 헤쳐갈 수 있는 능동적인 사람을 원했다.



약 3주 정도 채용기간 동안 지원자는 약 50명 정도였고 그중 다섯분 정도 면접을 진행했다. 막상 직접 채용을 하려고 하니 막막했다.

짧은 시간 안에 무슨 기준을 가지고 나와 맞는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을지 혹은 원초적으로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조차도 머릿속으로 정리가 되질 않았다.


면접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또 한 가지 사실은 채용을 위해 면접관이 면접자를 평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면접자 또한 면접관을 평가한다는 사실이다. 면접관이 면접자가 맘에 들어 입사 제안을 해봤자 면접자가 회사가 맘에 들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여자 저차 해서 면접 본 다섯분 중 심사숙고 하여 한 분께 최종 입사 제안을 드렸고 감사하게도 큰 고민 없이 입사 제안을 수락해주셨다.


갑작스럽게 경력 2.5년 주니어 디자이너로서 팀의 리드가 되어버렸다.(비록 팀원이 나 제외하고 1명이었지만 회사에서도 디자인팀이라고 불러줬다 ㅋㅋ)


그리고 첫 회사 디자인 팀장님께 받았던 영감들을 되새기며 나를 믿어주고 입사 제안을 수락해준 분께 절대 후회되지 않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고 디자인 커리어에 있어서도 먹칠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곧바로 입사일자가 다가와 새로운 디자이너분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세팅하려고 아이맥도 주문하고(죄송하게도 좋은 모델을 사주고 싶지만 새 제품은 가격대가 많이 나가서 당근 마켓에서 샀다...) 업무에 필요한 프로그램과 회사 생활에 필요한 간단한 온보딩 자료들도 바쁜 업무 가운데 준비를 해나갔다.




다음편에는 디자인팀 리드를 처음 해보며 느꼈던 고충과 내손으로 어렵게 뽑았던 소중한 디자이너들을 두고 강행했던 퇴사 후기를 남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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