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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기자 Aug 23. 2017

유학생을 위한 스웨덴 정착 Tip 5

 

 8월 21, 22일은 스웨덴의 문화에 대해 알려주는 Seminar: "Cultural Adjustment and Swedishness"와 Program Registration 행사가 잇달아 열렸다. 수업은 8월 28일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되지만 본격적인 환영행사가 시작되는 Arrival day인 8월 15일부터 약 2주간은 신입생들을 위한 적응기간으로 학교에서 다양한 행사를 여는데, 이번 세미나도 그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런 행사들은 강제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시간표를 보고 필요하겠다 싶은 행사들을 자율적으로 골라 참석하면 된다.

8월 중순의 남스웨덴 날씨. 습도 낮고 일조량 충분. 평균 기온 28도 내외. 공부보단 놀고만 싶은, 마음이 붕뜨게 만드는  날씨다.


오늘도 동네 공원에서 Treasure Hunter 행사(지형지물을 이용해 보물(?)들을 여기저기 감춰두고 학우들과 협동해 찾아내면 스웨덴 쫄쫄이 과자를 경품으로 제공하는 친목도모 행사)가 열렸지만 서른이 넘은 자로서 차마 여러워서 참석은 못하겠고 친구들에겐 그냥 약속이 있다고 둘러대고 도서관에 와서 이 글을 쓰고 있다.


Equality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이 스웨덴 사회에 대한 예시인데 모두가 1등이 아니라 2등으로 묘사된 점이 흥미롭다.


21일 열린 세미나에서 발표한 프레젠테이션에서 보듯이, 스웨덴 사회는 평등의 가치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교수와 학생 간에 호칭 없이 이름을 부른다고 한다. 직장에서도 상하 간에 지시를 따르지만 직무 밖에선 동등하다고. 이메일에도 Dear이나 Best regards를 문구를 사용하지 않고 단답형으로 본론만 간단히 언급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는데, 최근에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국제학생들을 배려해서 저런 표현을 사용할 때도 있다고 했다. (하긴 그러고 보니 한동안 조교가 저렇게 단호박 메일을 보내길래 내가 뭘 잘못했나 생각한 적도 있었다.)

마찬가지로 학생들도 해당 수업 교수가 스웨디쉬인지, 혹은 다른 국가에서 온 교수인지 파악해 유연하게 대처하라고 조언했다.



나이불문 이름을 부르는 것에 대해 무례하다고 생각하는 문화는 없지만, 스웨덴에서 무매너라고 생각하는 행동은 따로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 소개하면,


1. 눈을 마주치며 대화하기

2. 시간 엄수


라는데 특히 시간 약속을 어기면 상대방의 시간을 존중하는 마음이 부족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강사의 말로는 "차라리 변명을 하라"고 했다. 아무 말 없이 그냥 늦는 것보다 핑계를 대는 편이 차라리 욕을 덜 먹는다는 것이다.


왜 저렇게 줄을 서냐는 질문에 한 현지인의 답변은 "Privacy 때문." (사진: IMGUR)


국내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소개됐던 이 동네 사람들의 '버스 정거장 줄 서기' 사진도 소개됐다. 익히 알려진 대로 스웨덴인들이 수줍음을 많이 타고 얼굴에 표정이 없어서 때로는 외국인들에게 '차갑다'는 인상을 준다. 공공장소에서 말을 선뜻 건네는 경우가 드물고 버스나 열차에서도 사적인 공간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쉽게 친해지기 힘들다는 평을 받는다.

감정표현을 삼가는 스웨덴인들의 특성을 재미있게 표현한 그림.


강사들은 이런 국민성(?)의 배경을 지리적, 역사적 요인에서 찾곤 했는데 국토 대비 인구는 적어 개인의 공간 점유율이 다른 나라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또 아무리 화가 나는 상황에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데 자제력을 잃는 것이 다툼에서 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잘 알려진 바대로 Lagom이라는 문화 때문에 감정표현에 있어서도 평정심과 중도를 지향하는 것일 뿐이니,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냥 그러려니- 넘길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고, 대신 이렇게 친밀감이 낮은(?)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스웨덴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조직 Organization이나 커뮤니티에 가입하는 편이 수월하다고 했다.


하지만 강사 역시도 일반화할 수 없다고 첨언했듯이, 스웨덴에 도착한 뒤 내가 만난 몇몇 스웨디쉬들이 폭풍수다를 떨고 심지어 붙임성까지 좋았던 점을 생각해 본다면 이 역시도 그저 참고사항일 뿐 절대화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 그중에 한 분은 3시간이 넘게 말을 해놓고 나중에 "난 수줍음이 많다"라고 능청스럽게 덧붙이기도 했다. 그 말을 하시는 1초 동안만 수줍어 보였다.



차치하고 대부분의 국제학생들은 외국에 발을 디딘 뒤 일련의 사이클을 거친다고 한다.

처음에는

 

1. 여행자의 심정으로 곳곳을 즐겁게 누비다가

2. 차츰 문화충격을 겪게 되고 급기야 악천후까지 겹치면서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3. 가장 고된 적응기를 겪게 되는데, 심신이 힘들어서 이 때는 학업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여기 오고 바보가 된 것 같다. 책을 읽어도 내용을 기억조차 못 한다"라고 상담하는 학생의 예를 들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겪게 되는 정상적인 과정이니 안심하라고 다독였다.)

4. 이렇게 순환기를 거친 뒤 다시 적응기로 안착, 정신줄을 고쳐 잡게 된다고 한다.


어떤 학생들은 그룹 활동이 많은 스웨덴 교육 시스템에 적응을 못해 곤란을 겪기도 하고, 또 다른 학생들은 길고 긴 겨우내 우울증에 허덕이지 않기 위해 비타민 D를 필수적으로 섭취한다고들 한다. 


다년간 수많은 국제학생들을 상담해온 대학 담당자가 내놓은 스웨덴 정착 TIP5를 소개하면


1. 시간표를 루틴 하게 잡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라.

학업과 여가를 아우르는 계획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잡고 시간표에 따라 움직이는 게 좋다고 한다. 특히 겨울이 되면 심신이 지쳐 "이불 밖은 위험해" 마인드가 되기 쉬운데 매일 같은 시간 운동을 가는 습관을 들이면 하루가 어떻게든 시작되고 죽이 되건 밥이 되건(?) 이어질 수가 있다고 예를 드는데 정말 무릎을 탁 쳤다. 이렇게 되면 슬럼프가 온다고 해도 쉽게 극복해내고 다시 학업과 여가의 균형을 재빨리 찾아갈 수 있을 테니까.


2. 겨울일수록 바깥에 나가 Active한 활동을 하라.

위의 1번과 같은 취지의 말인 것 같은데 좌우지간 운동이 스트레스 관리에 상당 부분 도움이 된다고 한다.


3. 집단생활, 조직활동을 꾸준히 유지하라.

이 점은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졸업 이후 커뮤니티와 인맥을 형성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4. 기대치를 낮춰라.

대부분의 국제학생들이 학업 혹은 외국생활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갖고 와서 좌절을 겪는다며 욕심을 버리고 학업과 여가의 균형감각을 유지하고 중도를 지켜라는 이야기였다. 결국은, Lago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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