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국적인 호우로 외근 업무를 하는 직원은 고생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원래 비 오는 날은 파전에 막걸리 한잔 하며 동료들과 하루의 피로를 푸는 그런 부류도 있기도 하다.
현재 등록된 브런치 작가가 5만에 이르고 주 독자층이 MZ 세대이기에 필자는 MZ 세대에게는 레전드와 같은 노가리 썰로 오늘 하루의 피로를 풀어 주려고 한다.
그 옛날, 직장인 서민들은 퇴근길 노가리 3마리와 진로 소주 1병으로 직장 상사를 안주 삼아 하루의 일과를 정리했으며, 90년 초만 해도 서울 종각 뒤편의 닭꼬치 포장마차에는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그들만의 유희를 즐기는 장소였다. 그때만해도 지나다니시는 중년의 아저씨들이 너네 데모 좀 안 하냐 하시면서 닭꼬치와 소주를 사 주시곤 했다. 참 MZ 세대 입장에서는 전설의 고향 한 편을 보는 기분일 것이다.
여러분의 부모님 또는 삼촌 세 대 때만 해도 5월 대학가 축제는 그야말로 그 시절 젊은 청춘들에겐 낭만의 도가니였다.
필자가 한 스토리를 소개하자면, 당시 신촌 E 여대는 5월 축제 때 May Queen을 선발하고 그 영예는 미스코리아 이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래, 80년 후반, E 여대 축제 마지막 날, 안암골 K 대 남학생이 E 여대 축제 불문과 부스에 가서 막걸리가 거나하게 취할 정도로 마셨다고 한다. 아무래도 그 불문과 부스에 한 여학생에게 첫눈에 반한 것이었겠지! 오후 6시가 다 되어 축제는 막을 내리고, 그 불문과 여대생은 기숙사로 돌아갔다고 들었다. 이 안암골 K 대 남학생은, 당시 딸기골 분식점이 있는 E 여대 뒷문에 진을 쳤다고 한다. 단단히 마음을 먹은 모양이다. 그래 E 여대 수위 아저씨가 그 남학생에게 이제 축제도 끝났으니 귀가하라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기숙사에 있는 그 불문과 여학생을 오늘 밤 꼭 다시 만나야 한다며 도로에 들어 누워 버렸다고 한다. 요즘 같으면 주취자로 바로 경찰이 출동할 상황이었다고 볼 수가 있다. 그래도 그 시절에는 정이란 것이 통하는 한국 사회였기에 그 수위 아저씨도 같은 남자로서 그렇게 보고 싶다고 하니, 기숙사에 연락을 취해 주었다고 한다. 어떻게 첫눈에 인연이었는지 기숙사에 있는 그 불문과 여대생이 뒷문으로 나가겠다고 하더란다. 그래서 둘이는 그때부터 청춘사업을 시작하여 결국 결혼에 골인을 했다.
어떤가? 레전드 같이 들리는가?
필자는 강의를 하면서 차마 공개적으로는 말할 수는 없지만 강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강의 중간중간 양념식으로 솔깃 한 썰을 풀곤 한다. 사실 강의 중에 양념식으로 푸는 썰 중에는 꾀 유용하고 실제 도움이 되는 스토리도 적지 않은 경우가 있다.
다들 비로 우중충한 하루 고생 하셨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마무리 잘하시고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떠 오르니 심기일전하여 게임 같은 삶을 즐겁게 지내길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