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은 장면
연극은 나를 울게 만들기도 하고
미친 듯이 웃게도 만든다.
때로는 뜻하지 않은 장면에서
내가 나를 모르는 사람처럼 연기해야 할 때도 있다.
몸이 무거운 날엔,
아무것도 아닌 대사 하나에
벅차오를 때도 있다.
지루하고 반복되는 일상도,
사실은 연극 안의 중요한 한 장면이다.
늘 새롭지 않아도,
그 반복이 쌓여 나라는 캐릭터가 된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자신의 목소리로 삶을 말하듯 노래하고 있는 것 아닐까.
언젠가 이 무대를 떠날 때,
우리의 목소리도 흩어지고 사라지겠지만,
누군가의 기억 속엔
그 감정이 남아 조용히 흘러나올지도 모른다.
오늘도 나는 나의 장면을 살고 있다.
기교 없는 말투로, 다만 진심으로.
가끔은 노래처럼, 가끔은 독백처럼.
한 사람의 배우로서
이 무대에서, 나만의 속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