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9. 잠들지 않는 질문들
밤이 깊어질수록, 질문들이 깨어난다.
하루의 소음이 가라앉고, 모든 것이 멈춘 그 순간,
내 안에서만 무언가가 조용히 움직인다.
“이게 맞는 걸까?”
“왜 아직도 이런 상태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이 질문들은 대답을 원하지 않는다.
그저 존재하고 싶어 한다.
말해지기를, 들려지기를.
그리고 가끔은, 그냥 거기에만 머물고 싶어한다.
사람들은 ‘질문을 품고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외롭고 고단한 일인지 잘 모른다.
질문은 결코 가벼운 짐이 아니다.
질문은 자꾸 삶의 속도를 늦춘다.
남들은 이미 정해진 길을 따라 걷고 있을 때,
나는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정말 이걸 원했나?”
“이게 내가 선택한 삶인가?”
그리고 그 질문의 앞에서 나는 늘 자신 없는 대답을 한다.
“모르겠어.”
그 ‘모르겠어’라는 말은 자책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구원의 문이 되기도 한다.
가장 고요한 시간, 나는 어김없이 그 질문들과 마주한다.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왜 여전히 고통스러운지, 왜 그때 그 말을 하지 못했는지.
그 중 어떤 질문은 수년째 내 안에 남아 있다.
해결되지도, 사라지지도 않았다.
어쩌면 평생 함께 가야 할 질문인지도 모른다.
예전엔 그게 너무 괴로웠다.
하루빨리 답을 얻고 싶었고,
명확한 확신을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어떤 질문은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 질문과 살아가는 것이 목적이라는 걸.
질문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질문을 피하고, 대신 정답을 찾아 헤맨다.
하지만 진짜 정답은 없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질문이 나를 더 나답게 만든다.
왜냐하면 질문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는 증거니까.
삶에 대해 계속 묻는다는 건 아직 내가 살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의심하고, 혼란스러워하고, 망설인다는 것.
그건 어떤 확신보다 인간적인 일이다.
나는 가끔 묻는다.
“이렇게 흔들리는 내가 틀린 걸까?”
그럴 때면 내면의 또 다른 내가 조용히 대답한다.
“아니. 흔들리는 너는, 살아 있는 너야.
멈추지 않는 질문이 있다는 건, 너의 감각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증거야.”
그 말을 들으면 나는 다시 오늘을 살아갈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질문을 안고 산다.
어떤 이는 관계에 대해, 어떤 이는 존재에 대해, 또 어떤 이는 끝나버린 감정에 대해 묻는다.
그 질문은 낮에는 잠들어 있다가 밤이 되면 깨어나 우리를 부른다.
“나를 잊지 마.”
“나 아직 여기 있어.”
나는 그 질문들을 무시하지 않기로 했다.
비록 답을 몰라도, 그 질문과 함께 걸을 수는 있다.
그리고 언젠가 그 질문 자체가 하나의 ‘삶의 모양’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잠들지 않는 질문이 있다는 건 아직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오늘 밤은 조금 덜 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