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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찾기 위한 프로젝트

3주간 평소보다 1시간 반 이른 기상이 가져다 준 변화

내가 좋아하는 영화 장르는 스릴러, 뒷목이 싸늘한 그 느낌이 뭔가 짜릿하게 만든다.

그래서 매일을 1,2분전 출근도장을 찍어오며 쫄리는 기분을 즐겼나보다.. 여느 날과 다를 것 없는 날이었다.

늦겠다 싶어 뛰어가다 크게 넘어졌다. 얼굴, 손, 무릎 동시에 피가 철철. 조금 일찍 일어나 여유를 가지려고 결심했지만 몇일 뒤면 '그래,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하며 또 급하게 출근.


그다지 큰 계기는 없었지만 매일 아침, 나만의 여유를 갖고 싶다는 막연한  바램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발견한 챌린저스라는 어플

평일 아침 6시 기상, 20,000원을 결제. 2주 동안 챌린지를 완수하면 100% 환급이다.


나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나는 100% 환급 받았고, 아침 뿐만 아니라 회사 출근 전,퇴근 후의 삶이 확연히 달라졌다. 그 변화는 다음과 같다.   

원래 사이클: 7시반~8시경 간신히 기상 → 딱 맞춰 직장 도착  → 커피 세잔 → 지친 몸으로 퇴근 → 어학원(주3일), 인터넷 쇼핑, 드라마, 집안일 → 새벽 2시 취침(카페인의 영향으로 3시를 넘기기도)
=쳇바퀴 도는 듯한 매일
변화 사이클: 6시 기상  → 스트레칭 → 직장 주변 예쁜 카페에서 커피와 독서 → SNS에 짧은 글 업로드→  직장 → 퇴근  → 영어학원(주3일), 집안일, 카페탐색, 책고르기 또는 읽기  →  12시 전 취침
= 매일이 새로운 하루  

원래 사이클에서는 아침 커피숍은 항상 바글바글이지만 조금 이른 아침의 카페는 참 한산하다. 이런 공기는 남들보다 부지런하다는 약간의 우월감이 들게 한다. 인간이란 이런 사소한 걸로도 우월감을 느끼나보다!

작게 나마 나의 아침을 스스로 관리하고 통제했다는 뿌듯함. 엄청 대단한 것은 아닐지 몰라도 이것도 해냈으니 다른 것도 해낼 수 있어!  

그 뿐만이 아니다. 일부러 매일 다른 카페를 갔는데 나의 매일을 색다르게 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다음날 갈 예쁜 카페를 고르며 잠드는 설레임이란!(물론 인스타용 핫한 카페는 생각보다 일찍 열지 않는다)

매일 다름을 만들어준 카페들. 사람이 없으니 사진 찍기도 좋다

3주동안 나의 아침은 여느때보다 설레였다. 회사로 가지 않고 카페로 출근하는 기분이라니!

카페에 앉아 막 구워지는 스콘냄새를 맡는 기분은 그동안 평일에는 꿈도 꾸지 못하지 않았는가

이 시공간의 진가는 일도 공부도 아닌 '나'란 사람의 머리와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
그리고 부부의 한사람인 신혼집도, 본부의 일원인 직장도 아닌 온전히 나만의 공간과 시간에 놓여진 느낌


이 시공간을 누리고 싶은 직장인들이 있다면,

우선, 전날 밤 다음 날 아침에 할 일들을 꿈꾸고 기획하라. 즐거워서 눈이 떠진다.

그리고 뭐라도(돈에 상응하는) 걸어야 한다. 나의 경우에는 돈을 걸었다. 돈 아까워서라도 뭐라도 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이 먹혔다. 주변 사람들과 약속을 하던지 벌금을 걸던지 아니면 나처럼 챌린저스라는 앱을 활용하면 좋겠다.

  

물론 3주간 2일의 실패가 있었다. 한번은 술자리 다음날이었고, 한번은 인증샷만 찍고 다시 잠들었다.  

퇴사하는 친구가 있어 술자리를 가졌다. 술은 못하지만 맥주의 탄산감은 포기할 수 없었던지라 주량을 넘겨버렸고 그날은 잠이 오래동안 들지 않았다. 그 다음날까지 여파가 있어 그 다음날도 알람시간에 맞쳐 일어나 기상 인증샷만 찍고 다시 잠을 청했다.

그러나 뭐 어때. 2일의 실패 후 또다른 2일의 성공을 만들어 내면 되지 않겠는가. 그렇지만 늦은 밤 친구들과 술한잔 기울이는 것 낙으로 삼는 사람에겐 6시 기상은 영 힘들수도 있겠다.


이 아침은 앞으로도 계속 갖고 싶은 아침이다  

즐겁다. 나의 아침이!

* 주의: 이 방법은 '이른 기상을 통한 업무 생산성 향상'이 목적인 사람에겐 절대 맞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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