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봄비가 창을 두드릴 때
먼 데로 터를 옮기려는
친구가 만나자 한다
고궁에 꽃이 만발했다기에
그곳에서 만나자 했다
나란히 걷고 걷다가
분홍빛이 진한 나무 앞
스타를 만난 팬들처럼
보고 찍고 함께 찍으며
곁을 떠날 줄 모르는 사람들
우리도 슬슬 무리로 다가가
보고 찍고 함께 찍으며
한참을 분홍나무 곁에 머문다
홍매화란다
매화는 흰색이 아니었던가
진정 난 모르고 살았다
몇 해 전 이 나무 아래서 사진도 찍었는데
그땐 푸른빛 나무였다 해도
여기저기서 한 번도 못 본 것 같다
태어나 처음 만난 홍매화를 보고
놀라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본래 수수하게 아름다운
진달래 산수유가 곁에 있어도
이 나무 앞에만 머물렀다
더 바라보고 올 걸
향기도 못 맡고 왔네
이제 곧 질 텐데
친구는 새로 지을 집 앞마당에
어떤 나무를 심을까
분홍빛 꿈을 꾸고 있겠지
꽃을 향하는 사람은 늘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