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데서 먹구름 몰려오기 전부터
머릿속은 텅 빈 듯 멍해지고
자칫 잠을 다 못 잔 아침이면
어김없이 시작되는 두통
무엇도 이길 수 없어
아무것도 못하고
못 먹는다
비를 잔뜩 머금은 구름 밑에서
꼼짝 않고 누워 있을 때
어머니가 보내주신
겉절이 냄새가 솔솔
종일 무엇도 삼키지 못했는데
그 냄새에 몸이 움직인다
돌덩이 같던 몸이 일어나더니
겉절이 한 입 쏙 넣는다
메슥거렸던 속이 더 넣으란다
먹을수록 속이 편해진다
삼동초라고 하셨는데
봄동 같은 건가
맛이 비슷한 듯 다르면서
향긋하고 아삭하다
비가 시원하게 내리면서
머리도 시원해지고
삼동초 덕분인지
속도 시원하다
며칠 후,
보내주신 유채를 씻는다
배추와 열무 사이의 모습이다
유채를 겉절이 해보고 싶어 진다
양념이랑 무쳐 담아 놓으니
저번에 먹었던 삼동초랑 비슷하다
한 입 넣고 씹는데 바로 이 맛은
누웠던 몸을 일으킨 그 겉절이 맛이다
그제야
삼동초를 검색해본다
삼동초가 유채란다
겨울초라고도 하고
이름이 많다
나물 중 으뜸으로
혈액순환을 돕는단다
몸이 알아보았구나
내가 그 너른 밭 노란 봄꽃의
줄기와 잎을 씹어 삼켰구나
겨울을 이겨낸 파릇한 봄을
한 다발 씹어 삼키니
비로소 일어난 거구나
바로 너였구나
안 보이던 홍매화가 갑자기 보이더니
모르고 먹던 유채도 코가 먼저 알아본다
몸과 마음은 그제야 좋단다
봄의 보물을 찾았다
1호는 홍매화
2호는 유채
다음은 무엇일까
숨은 보물 찾기가 시작됐다
숨은 봄을.
줄기를 간 하려다 잎이 절여진 유채 겉절이
제주도 아닌 남도의 유채밭 (지난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