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부터 비가 내립니다
미세먼지를 깨끗이 씻어줄 것만 같아요
강아지 같은 아이들 덕분에
우산 쓰고 빗길을 걷는 산책은 미루고
친절한 기사님의 차에 올라탑니다
무거웠던 몸을 차에 싣고서 달립니다
마음은 가벼워져서 어디든 가고 싶어 집니다
일단 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채웁니다
배가 부르니 눈이 밝아지네요
그제야 차창에 맺힌 방울들이 보이네요
나올 때부터 차창에 맺혀 따라왔을 텐데
마음이 가벼워지고 배가 부르니 보입니다
잠시 정차하고 빗방울들을 보고 찍습니다
깨끗해진 창 위에 맺힌 방울들에 머물러
비멍을 때려봅니다
빗줄기가 거세지며 봄꽃들이 흔들리고
색이 흐려져 잘 보이지 않네요
비로 채색된 세상을 창 안에서 느낍니다
작고 동글한 빗방울 표면에 세상이 담겼네요
초록 앞에서는 초록이 담기고요
방울 하나에 하늘 나무 땅이 모두 담기네요
가만히 앉아서 작은 세상들을 볼 수 있으니
비멍도 심심하지만은 않네요
오랜만에 찾은 항구의 고깃배들은 쉬고 있고
바다와 하늘은 같은 색이 되어 고요합니다
둘 사이에 끼어들지 못하고 그만 돌아옵니다
그렇게 차 안에서 비멍만 때리며 돌아오는 길
집에 다다른 교차로에 차를 세우니
까만 차창 위에 다이아몬드보다 밝은 빛이
비멍의 끝을 장식해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