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의 마지막 날이면
남편의 회사 실적이 나온다
잘 나온 달은 발걸음 가볍게 출근하고
안 나온 달은 어깨가 무겁게 퇴근한다
아이들 치과에 다녀오는 날이면
실적이 마이너스였던 달의 남편처럼
속이 상해서 말을 잃는다
내 뱃속에서 만들어진 하얀 이가
하나 둘 은니로 탈바꿈할 때
만들고 먹이고 닦아준 나는
어디론가 숨어 버리고 싶다
약한 이를 준 것도
약한 이를 지키지 못한 것도
모두 나의 일만 같아서
이 뿐만이 아니다
아이의 몸과 마음이 상할 때마다
그날의 실적이 나를 꾸짖는다
남편의 실적이 안 좋으면
괜찮아, 당신 혼자의 탓이 아니잖아
토닥토닥 다독여 놓고는
내 실적이 마이너스인 날은
퇴근도 없다
은빛 번쩍, 아이의 미소에
마음이 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