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꽃이라니

여름꽃 산책

by 착길


오랜만에 찾은 길상사

잘 가꾸어 활짝 핀

예쁜 꽃이 반겨준다


아이들과 산책을

돌아 내려오는 길에 다시

그 꽃이 인사한다


어떤 꽃은 하늘을 향하고

어떤 꽃은 땅을 향하기에

참으로 묘하다 싶어 찍어둔다


돌아와 찾아본 꽃 이름

산수국이다

어쩐지 수국을 닮았더라

활짝 핀 채 하늘을 향하거나

땅을 향해 고개 숙인 묘한 꽃이

헛꽃이란다


꽃이 아닌 줄 알았 참꽃

주위를 빙 둘러 핀 꽃이

진짜 꽃인 줄 알았다

벌과 나비처럼 감쪽같이

속아 버렸다


발길을 멈추게 한 꽃이

벌과 나비를 유혹하

열매를 맺지 못하는

헛꽃이라니


벌과 나비를 부른 뒤

미련 없이 고개 린 모습에

땅을 고도 환하게 핀 여유에

머무는 걸음과 마음,

이런 꽃은 처음이라